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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알이 May 30. 2022

단골 관리가 이래서야...

22년 05월의 바리스타

"헤어 스타일이 바뀌셨네요?"


오실 때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드시고 가는 단골분께서 입원을 하신 적이 있었다.

환자복을 입고 카페로 내려오셨는데 평소와 스타일이 다르신 게다.

딴에는 단골손님에게 말을 건넨답시고 스타일이 바뀌셨다며 한마디 건네드렸는데

우물쭈물 멋쩍게 웃고만 가셨다.


"야, 이 맹추야!!"

언니가 면박을 주는데, 정말 이 맹추 같은 동생은 그때까지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는 해맑게

"응??"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의 해맑음에 이젠 언니도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스타일이 바뀐 게 아니라 오늘 가발을 안 쓰셨잖아.... 어찌 그리 눈치가 없니...."


아뿔싸!


언니가 옆에서 뭔가 눈치를 줬는데 난 알아채지 못하고서는 꿋꿋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던 것이다.


이제 그분이 우리 카페에 발길을 끊으셔도 서운해하면 안 되겠구나 다짐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아직까지 외래 진료가 있는 날이면 카페를 찾아 주신다.


혼자만의 부채감으로 그분께는 더욱더 친절하게 해드리려 하지만 카페쟁이의 단골 관리가 이래서야 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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