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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알이 Apr 20. 2022

카페 사장도 사람인지라....

22년 04월의 바리스타

주변에 카페가 많이 들어섰다.

흔히 말하는 스세권의 수준을 넘어서서 출근길에 들렀다 올 수 있는 스타다방이 5개가 넘는 듯하다. 

대형 저가 프랜차이즈도 줄을 지어 들어왔다. 가격과 용량면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저가매장들이 지척으로 생겨났다.(우리 카페 입장으로는 저가 매장들이 더 위협적이다.)


임대료 걱정을 해야 하는 카페 매출 상황에 타 커피를 들고 들어가는 모습을 볼 때면 씁쓸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보고 싶지 않아도 카페가 로비에 위치한 터라 보일 수밖에 없으니 더 못할 짓이다.' 어떻게 매일 같은 것만 마셔, 다른 것도 마시는 건 당연한 거지....' 하며 이해는 하지만 올라가지 않는 매출을 보고 있자면 많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렇게 관람객처럼 보고 있을 때에 밀려오는 서운함은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회의용 음료를 준비해야 한다며 모 임원의 커피 취향을 알고 계시냐며 직원이 온 적이 있었다. 출근길마다 오시는 임원분이라 알고 있는 취향을 알려드렸더니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를 남기고 나가서는 외부 커피를 양손 가득 사 들고 왔다.(...) 


"카페가 여기뿐인가요?" 

오토바이 배달기사분이 양손 가득 커피를 들고서는 물어보신 적이 있었다. 다른 집 커피를 들고 왜 그런 질문을 하냐 싶은 내 표정을 읽으셨던지 기사분이 알아서 대답해 주신다.

"카페 앞에서 기다리면 받으러 오시겠다 해서요."

"아... 네...."


빨대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편의점에서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들고는 카페에 와서 빨대를 찾는다. 

모두가 이유는 있다. 연세가 있으셔서, 드시기가 불편해서 "빨대 하나만 다오."인데 이곳이 병원이다 보니 그런 요청이 하루에도 몇 번이다. 정중히 거절하기도 하고, 챙겨드리기도 하는데 매번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중 최고는 타 매장 커피를 사들고서는 빨대를 달라는 경우다. 깜빡하고 빨대를 안 챙겼다고 양손 가득 타매장 커피를 들고서는 우리 카페에 빨대를 요청하거나(그럼 그 매장 가서 받아야 하는 거 아님?) 요즘 많이 사용되는 종이 빨대가 싫다며(그렇다, 그분은 손에 스타다방 음료를 들고 있다.) 우리 카페 빨대를 요청할 때다. 다른 카페 커피를 일행과 나누어 마시겠다며 빨대 하나를 달라는 부탁도 종종 있는 일이다. 지인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에잉? 설마!!" 하는 반응을 보이지만 부지기수다. 


영업맨들이 양손 가득 외부 커피를 사들고 와서는 커피가 좀 흘렀는지, 캐리어를 하나만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하고, 그 흐른 커피 닦겠다고 티슈를 달라 하기도 하고, 각 부서의 취향을 물어보며 음료를 사고서는 다음부터 외부에서 커피를 사들고 들어오는 일은 흔한 일이고....


카페 사장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상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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