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6.
줄곧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았던 관계로...
가족에게 내가 짐이 되는 것 같은 혼자만의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줄곧 아프지 않은 척, 괜찮은 척, 별 거 아닌 척하는 일상이 생활화되어 있었고
그 '척'의 일상이 "저 녀석은 잘 이겨낼 거야." 하는 믿음의 쳇바퀴가 되어 하루하루가 굴러갔더랬다.
결혼을 해서도 그랬다.
아픈 애랑 결혼해서 고생이란 말을 듣게 하기도 싫었고, 듣고 싶지도 않아서
틈만 나면... 체력이 닿는 데로 여행을 다니자 했고
보통의 결혼 생활에 다를 바가 없기 위해 '척'의 일상을 이어나갔다.
출근길에 주저앉아 제 발로 병원을 찾아가 수혈을 받고 오며,
퇴근길에 한계를 느끼고는 택시를 타고 응급실을 가기도 하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공포를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척'의 대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잡히지 않는 출혈로 인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빈혈은 몸의 체계를 망가뜨렸다.
조금만 걸어도 온몸에 열꽃이 피어올랐고
열꽃이 심해졌고, 조금만 걸어도 관절이 부어올랐고, 그 통증이 심해지면 수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베체트라는 병명을 얻었다가, 아니라 했다가, 병명을 모르겠다까지 의료진은 나에 대해 헤매었고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받을 수 있는 패치성 마약진통제를 처방해 주기까지 이르렀다.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통증을 줄여줄 수 있는 마약성진통패치 뿐이었지만
나로서는 병명도 모르는 체 그 패치를 받아 든 게 의료진과, 내 컨디션과, 처방에 대한 의구심만 키웠다.
삼십 분을 걷고 나면 다음날 절룩거리리만큼 관절이 부어올랐고,
부어오른 관절에는 열꽃과 수포가 피어올라있는 일상에서도
수혈을 잡기 위해 다니는 진료과에서는 받아들여라, 어쩔 수 없다는 무책임한 말을 늘려갔고
관절통으로 다니는 진료과에서는 마취성진통패치 외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계속할 뿐이었다.
잘 견디다가도... 어느 순간 지쳐버릴 때가 있다.
아픈 것도 지겹고
해결책이 없는 것도 짜증 나고..
12.08.17
어느 주말엔가....
몸은 너무 아프고,
마음은 너무 서러워서는....
엄마 보고 싶다.
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더니
그 한밤중에 지금이라도 가자며 신랑이 차 키를 들며 내 손을 잡았다.
놀랄 부모님 생각에 가지는 못하겠고,
지금이라도 가자는 마음이 너무 고맙기도 해서는
품에서 한참을 울었던 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