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오늘, 죽은 비둘기를 보았습니다.
솜털이 여기저기 길에 흩어져 있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비둘기가 그 옆에 죽어 있었습니다.
그토록 더럽다고 생각하며
싫어하고 피하던 비둘기,
순간, 비둘기가 안쓰러웠습니다.
날개를 모으고
목이 꺾인 듯 얼굴은 몸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비둘기의 사체...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비둘기가 불쌍해졌습니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저 그 죽음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미 세상에는 없는, 몸만 남아 있는 존재들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그리고
불쌍하다고
처량하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러니 스크루지가 얼마나 놀랐을지,
자기가 죽은 걸 그 누구도 슬퍼하지 않고,
기뻐하기만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까 다시
생각해봅니다.
죽음 앞에서
숙연해지기 마련인 사람들이
나의 죽음에 대고
웃거나 기뻐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도대체 누가
그런 삶을 살고 싶겠습니까?
차라리
차에 치여 죽은 비둘기처럼
인정 많은 인간의
불쌍한 눈초리를 받는
죽음이 더 나을 겁니다.
죽기 전까지
그날이 오기까지
나의 죽음이 사회에 이로운 것이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게
정직하고
아름답게
선하고
밝게
살고 싶습니다.”
-23.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