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그대는 길에서 지름길을 만난 적이 있나요
지나가는 나그네가 물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본다
지름길이라
나는 인생에서 단 하나의 목표만을 지고 살아왔지
도로에서는 지름길을 만날 수 있어
근데 그걸 아는가
지름길로 가려면 이미 가본 길이어야지만 갈 수 있다는 걸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으면 그 길이 샛길인지 우회로인지 누구도 몰라
그런데 내가 가는 길은 한 번도 반복된 적이 없어
비슷하기만 했지
그래서 지름길은 만날 수 없었네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은
하나뿐이었거든
사람들은 각기 자기 목표를 정해
그리고 인간은 가끔 남과 비교하며
자기 길이 남의 길과 다르게
지름길이라는 착각에 빠지더라
내 눈엔 모두의 길이 다 지름길로 보였어
내 길만 빼고 말이지
나는 길 앞에 가로막은 벽으로 인해
돌아서 가야 할 때가,
갑자기 헷갈리게 나온 갈림길에
헤매야 했을 때가,
나의 노력과 소원에 불구하고
찾아오는 실패와 절망감에
멈춰 서서 있을 때가,
하나의 문제 앞에 몇 날 며칠을
고민해야 할 때가,
내 길 속엔 있었거든
그래서 지름길은 만날 수 없었네
나의 길에서 지름길은 없었기에
그래서 나의 길은 만날 수 있었네
벽을 돌아서 만난 푸른 들판을,
헷갈림 끝에 얻은 확신의 기쁨을,
실패의 눈물과 함께 반짝이는 별을,
절망의 자리에서 보듬어주는
따스한 햇살, 시원한 빗물,
그리고 보드란 바람까지
고민 속에 찾아낸
그 아름다운 빛을,
수많은 발걸음 속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겹쳐진 길을
걸었던 나그네들을
나는 만날 수 있었네
그래서 나는
지름길은 만나지 못했어
나의 길 속에 지름길은 없었기에”
-25.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