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시간 기록을 시작한 것이 519일째다. 사용한 시간을 피드백해 보면 속절없이 낭비한 시간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많이 아쉬운 시간이 TV, OTT영화, 휴대폰 게임 시간 등이다. 그래도 기록의 힘은 크다. 내가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투명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최소한 반성이라는 것을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의 가장 바쁜 아침 출근 전에 5분짜리 루틴을 새롭게 추가했다. 바로 '명상'이다.
평일 아침 루틴은 다음과 같다.
아침 6시 휴대폰 찬양 반주 소리에 눈을 뜬다. 겨우 몸을 일으켜 씻고 출근 준비를 한다. 기본적인 준비가 끝나면 노트북을 켠다. 나는 매일 투자 일기를 쓴다.
전날의 미국 증시 상황을 체크하고 나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한다. 미국 주식 시장의 3대 지수 종가를 확인하고 공포지수, VIX 지수, 환율의 변동성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 글로벌 경제 뉴스까지 확인하고 블로그에 스크랩하는 것으로 투자일기가 끝난다. 전일 매수, 매도 종목이 있으면 기록도 하고 가끔씩은 나의 생각을 추가로 남기기도 한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확인하는 이 시간에 아내는 따뜻한 꿀물 한 잔을 방에 넣어 준다. 나의 아침 식사다. 10분 동안 신속하게 모든 기록이 끝나면 노트북을 끈다. 그리고 10분간 개인 기도시간을 갖는다. 대부분 하나님게만 공개할 수 있는 어린아이 수준의 떼쓰는 기도 제목들이다. 일부는 지인들이나 기도 부탁받은 분들을 위한 기도도 함께 한다. 짧은 시간이라 기도 제목을 읽으며 빠르게 지나간다. 기도가 끝나면 대략 7시쯤 된다.
보통 10분쯤 후에 장애인콜택시 배차완료 문자가 온다. 그때부터 서둘러 아내가 챙겨준 간식거리와 생식을 가방에 넣고 차가 오기까지 대기한다. 오늘의 간식은 자두와 초코파이였다. 서울 장애인콜택시 앱을 보면 차량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도착하기 5분 전쯤 미리 나가서 골목에서 기다렸다가 차량을 타고 출근한다.
이런 아침 루틴에 한 가지가 추가 됐다.
'크리스천 5분 명상' 시간이다.
요즘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일상에서 오롯이 자신과 주님께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나의 간절함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의 기도는 간구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잠잠히 기다리는 시간이 없었다. 열심히 하나님께 이거 달라 저거 달라 외치기만 하고 하나님이 말씀하려고 하면 나는 자리에게 일어났던 것 같다.
8일 전부터 일어나면 바로 씻으러 가지 않는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5분간의 내레이션과 음악을 들으며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몸의 긴장도 풀어주고 내레이션에 집중한다. 눈을 뜨고 첫 시간을 '묵상'으로 시작하다 보니 하루를 보다 의미 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아직 8일밖에 실천하지 않아서 아침 루틴에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해 보려고 한다.
기독교인의 아침은 오늘 하루를 주님의 통제아래 내려놓는 시간입니다. 하루의 방향키를 주님께 내어드리는 시간입니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서 내 인생을 책임져 주시는 주님으로 인해 내 인생이 새롭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상 내레이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