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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넬로페 Jul 24. 2023

NewJeans - Get Up 앨범 리뷰

2022년도를 통틀어서 가장 핫했던 라이징 스타를 꼽으라면 당연히 뉴진스가 아닌가 싶다. 혜성처럼 등장한 뉴진스는 유독 뜨거웠던 걸그룹 전쟁 사이에서도 돋보였다. 어느 걸그룹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신들만의 색깔로 대중을 사로잡아 설득했다. 패션이면 패션, 음악성이면 음악성, 모든 것이 뉴진스스러움으로 똘똘 뭉쳤으나 그것으로 대중을 어떻게든 설득해냈다. 그런 뉴진스의 1주기이자 두 번째 EP인 <Get Up>은 필자만 기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뉴진스는 처음부터 여타 걸그룹과는 차별화되어 있었다. 대중적인 것을 벗어난 수준이 아니라, 이제야 고개를 조금씩 들고 있는 괴악하고 마이너 한 음악에 소녀다움을 잔뜩 끼얹고 Y2K와 뉴트로라는 키워드로 불리는 옛것을 섞어 따라 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고유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기묘한 것을 아주 적절한 줄타기를 통해 대중을 설득해냈다. 이제 저지 클럽이란 장르는 사실상 뉴진스와 그 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저지 장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듯하다. 이 블로그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250과 FRNK는 과연 두 번째 EP에선 어떤 것을 들려주고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mBRM8NMgE_F9JTRA7zKpmETOh0H1VnPe4


첫 번째 곡이자 그룹 이름과 동명인 <New Jeans>는 특유의 분위기를 초장부터 잘 보여준다. 쭉 들려주었던 저지 클럽과 개러지 리듬을 마구 오가면서도 하프 멜로디를 발라놓은 것이 기가 막히는 조합이었다. 중독성 있는 훅은 덤이다. 인트로 정도에 해당할 트랙에 이 정도 분위기를 형성한 것이 과분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뉴진스 특유의 신디사이저로 만들어 내는 따뜻하면서도 개성 있는 무드는 다음 트랙인 <Super Shy>에서도 이어진다. 이번에도 등장하는 저지 클럽 리듬과 브레이크 비트는 상큼하고 과즙미 터지는 멤버들의 보컬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뉴진스 음악에서 찾을 수 있는 Chill 하면서도 신이 나는 기묘한 경험을 <Super Shy>는 극대화하고 있다. 비트와 멜로디 라인이 완전히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실험적이기만 한 시도로 끝나지 않고, 잘 어울려 한 음악으로 춤추고 있다.


다음 트랙인 <ETA> 같은 경우는 극찬하고 싶은 트랙이다. 케이팝이나, 한국 힙합이 아닌 한국 음악 전체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든, 펑크 카리오카를 걸그룹 음악에 접목한 것이 그 이유이다. 참신하다 못해 선공개 되었을 때 깜짝 놀란 트랙이었다. 역시나 250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펑크 카리오카는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힙합 스타일을 말하는 것으로, 위에서 말했듯, 한국 음악을 통틀어서 더군다나 걸그룹의 음악에서는 유례없는 시도이다. 또한 뉴진스 답게 부드럽고 귀여운 소녀의 보컬에 거친 남미 음악의 질주감이 공존하는 오묘하지만 조화로운 트랙이라 칭찬을 아낄 수가 없다. 이어지는 <Cool With You>는 이때까지 뉴진스가 발매한 음악 중에 보컬이 가장 돋보이는 곡이다. 팔세토 창법이 얹어진 뉴진스 특유의 분위기에 뉴트로 신디사이저가 통통 튀며 시선을 잡아끈다. UK 개러지를 바탕으로 한 리듬에 옛 정취가 담긴 음악이 이런 세련된 바이브를 뿜어내는 것이 아마 다른 작곡가들에게 좌절감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Get Up>은 공식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으나, 아마도 인터루드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매력적이고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보컬을 들려주지만 37초라는 러닝 타임은 딱 인터루드의 역할을 해주었다. 다만 재미있는 점은 이 트랙이 앨범의 제목이라는 것이 아닐까.


앨범을 마무리하는 트랙 <ASAP>은 이 앨범에서 가장 만족스럽고 많이 듣는 트랙이다. 유로 팝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꿈 꾸는 듯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비비드 한 색에 주문을 외우는 듯한 'Tik Tok'이 계속 머리를 감돌게 하며, 틴에이저의 감성과 따뜻함에 한없이 빠져들게 하는 듯하다. 뉴진스가 발매한 앨범 중에 가장 소녀다움을 잘 간직한 트랙이다. 신인인 어린 소녀만 들려줄 수 있는 Vibe랄까? 점점 짧아지는 음악을 트렌드를 따라 짧아진 러닝 타임은 아쉬우나, 퀄리티와 중독성으로 반복 재생을 참을 수가 없게 만들었기에 짧은 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이 글을 따라 읽어온 사람이라면 맥락을 짚었겠지만, 이 앨범은 굉장히 뛰어나다. 부드럽고 상냥한 멜로디에 거칠고 질주감 있는 비트를 환상적으로 접목시켰다. 또한 오로지 실험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친밀한 훅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대중음악의 본질도 잊지 않았다. 고유의 음악성을 지키면서도 대중들에게 마이너한 것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이 앨범은 고평가될 것이다. 더불어 '소녀다움'이란 키워드도 놓치지 않았다. 말 그대로 틴에이지 소녀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상큼함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첫 번째 EP였던 <New Jeans>가 '우리는 뉴진스입니다!'라는 임팩트를 보여주는 앨범이었다면, 이 앨범은 더욱 심도 있는 뉴진스의 매력으로 안내하고 나갈 수 없게 붙잡고 있다. 다섯 멤버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움과 에너제틱 하면서도 차분함이 녹아든 이 앨범은 아마 이제 절반 정도 지난 2023년도 음악 중 최고가 아닐까라고 이른 예상을 해본다.


<<New Jeans - Get Up>> 9/10점

"뉴진스스러움에 두 번이나 당하고도 또 흠씬 두들겨 맞았다."


[전곡 추천!]

1. New Jeans

2. Super Shy

3. ETA

4. Cool With You

5. Get Up

6. AS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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