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실래요? 시은님의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자신의 경험과 함께 온라인 사업 정보를 알려주는 유튜버의 연락이었다.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던 시절에 봤던 유튜브 중 유독 열심히 보던 유튜버이기도 했다.
나는 사업을 전혀 모르던 ‘엄마’였다. 단순하고 유치해 보일 수 있겠지만 사업자등록증을 만들 때 아이의 이름을 넣어 만들었다. 아이를 생각하며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말자는 나의 다짐이었다.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이곳까지 왔다는 사실에 몸이 붕 뜨다가도, ‘엄마의 역할’에서 ‘사업가의 역할’이 더해졌다는 묵직한 책임감이 어깨를 눌렀다.
계획과는 다르게 사업자등록증을 수령한 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열정과 달리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아이가 걸음마 배울 때 보행기나 엄마에게 의지해 겨우 한 걸음씩 내딛는 것처럼, 나를 사업의 세계로 이끌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 시기에 나에게 손을 내밀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캡틴나나였다. 방구석에서만 보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나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다니. 그녀의 경험에 자극받고 단계적 목표를 이룬 것처럼, 누군가가 나의 경험담을 듣고 좋은 영향을 받는 다면 출연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이야기를 해야 도움이 될까?’
미리 받은 인터뷰 질문지를 보다가 마지막 질문에서 멈칫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걱정도 많고, 자신감도 부족한데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나는 돈이 늘 부족해서 사고 먹는 것을 최대한 아꼈던 사람이었다. 똑똑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늘 자신감이 없었고, 그 누구보다 자신을 싫어했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은 우주를 통틀어 최고였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동력으로 삼았다. 자신감은 없었지만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하면 없던 힘도 생겼다. 사람들을 더 만나려고 하고 공부하면서 기회를 찾아 나섰다.
누군가 머뭇거리고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쉽지 않겠지만 문을 열고 한 걸음만 나아가라고. 새로운 사람들이 의외로 당신을 응원하고 힘껏 끌어당겨 준다고 말이다. 새로운 세상은 두렵지만, 곁에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걷다 보니 기회가 찾아왔다. 그들과 걷기 위해선 일단 움직여야 한다.
혼자였던 ‘과거의 나’는 아이를 향한 모성애가 강했던 나머지 ‘나’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지금의 나’는 아이를 건강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나 자신’과 ‘사업’을 성장시켰다. 이 마음이 그들에게 꼭 닿았으면 했다.
영상이 공개되고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사람, 경험을 공유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 그저 멋있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 밝은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하는 가족들까지. 들을 수 있는 찬사는 그날 다 들은 기분이었다. 영상에 달린 댓글도 빠짐없이 읽었다. 유독 눈에 띄는 댓글이 보였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앞으로 기적 같은 행복만 가득하기를.”
씨앗이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나무가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나무가 되기 위해선 가뭄, 홍수, 태풍과 같은 역경을 견뎌내야만 한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단단하고 우직한 나무가 될 수 있다.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 지난 나의 노력을 알아봐 준 댓글이 고마웠다.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내 삶이 누군가에게 이끌리고, 힘이 된다고 생각하니 먹먹했다.
스스로를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가둬놓고, 괴로워하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