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는 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고 사진을 잘 찍는다고 했다. 이 정도면 물건도 잘 찍어서 팔 것 같다고 말했다.
“옆집 엄마는 물건 팔아서 한 달에 800만 원 벌었대요!”
“물건을 팔아서요? 어디서 무슨 물건을 파는데요?”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에 올려서 파는 거예요. ‘신사임당’ 유 튜버 보면 온라인 시장에서 돈을 어떻게 버는지 자세하게 알려 줘요. 저는 종종 그거 찾아 보잖아요~”
“신사임당이 뭐예요?”
“신사임당이라고 유명한 유튜버 있어요.”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틈이 없었다. 유튜브는 물론이고 신곡을 발표한 가수,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도 몰랐 다.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 사업의 사자도 모르는 나에게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 는 이야기는 딴 세상 소리처럼 들렸다. 세수할 시간도 없는데, TV 리모컨을 드는 일이나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은 내게 사치 였다.
한 주 지나 다시 만난 시누이는 요즘엔 경제 공부를 하고 있 다고 했다. 부동산과 주식 이야기를 하며 요즘 경제 분위기가 움직이면 할 수 있다 어떤지 이야기해주었다. 금융문맹이 되지 않겠다며 밤에는 존 리 책을 읽고, 아침에는 목동 스타 영어 강사답게 미국 주식 장 과 세계 뉴스를 본다고 했다.
시누이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자신이 먼저 공부하고 함께 지식을 나누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고 했다. 엄마가 똑똑해지면 아이들도 덩달아 엄마를 닮아간다 고, 자기계발은 곧 부를 축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누이의 눈빛에서 자산가의 꿈을 반드시 이룰 거라는 강한 의지가 보였 다. “새언니도 한번 해봐요. 진짜 잘할 거 같은데…”
언젠가부터 시부모님댁에 가면 시누이의 사업 권유 타임은 필수가 되었다. 그런데 사업은 아무나 하나? 사업도 돈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사업을 하고 싶으면 다 른 일을 해서 우선 종잣돈을 여유 있게 모아야 할 것 같았다. 설 령 사업자금이 있어도 육아를 하면서 사업을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시누이는 내가 매일 들여다보는 인스타그램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증금이 없어도, 직원이 없어 도 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시누이가 말했다.
“쿠팡 파트너스 알아요?”
“그게 뭐예요? 쿠팡이랑 다른 거예요?”
“어떤 제품을 리뷰 형태로 소개하고 밑에 링크를 달아두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 링크를 통해 새언니가 소개한 제품을 구 매하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요. 육아용품, 장난 감, 교구 등 쿠팡에서 산 게 있으면 제품 링크를 인스타그램 피드에 넣어봐요.”
생각보다 쉬웠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제품 구매 링크만 삽입 하면 되는 일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자본금이 들지 않았다. 내가 올린 링크를 통해 사람들이 구매한다면 아이 간식값 정도는 내 손으로 벌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할 것도 없으니 일단 쿠팡 파트너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이의 장난감, 교구, 세면도구, 어린이집 준비물 등 그동안 쿠 팡에서 구매했던 제품들을 검색했다. 내 경험에 비추어 어떤 제품이 유용했는지 살폈다.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작은 일임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시누이가 말해 준 방법은 인스타그램에서 적용 불가능했다. 피드에 링크를 넣을 순 있었지만, 링크를 눌렀을 때 판매 사이 움직이면 할 수 있다 트로 넘어가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이 제품 판매 수단으로 사용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드에는 링크를 삽입하지 못 하게 해 놨다. 실망하지 않고 해결책은 빠르게 찾는 편이 좋다. 제품을 쉽 고 빠르게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었을 텐데, 그들은 어떻게 구매 링크를 공유했는지 찾아봤다. 지금도 문제가 생기면 비슷한 문 제를 경험한 사람들의 정보를 찾아본다. 피드백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링크 하나 정도는 올릴 수 있 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러 링크 주소를 달기 위해서는 하나 의 웹사이트 주소를 만들어서 그 안에 링크를 여러 개 삽입해야 한다는 걸 알아냈다.
“요즘 뭘 그렇게 노트북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봐?”
남편이 나의 뒤에서 물었다.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어?’ 라고 되물었다. 순간 남편의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아이 간식값 하나 벌자고 이렇게 내가 변한 다고? 어딘가에 집중한 나의 모습이 어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