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에 운전면허 따기까지 일주일도 채 안 걸렸을 정도로 정말 쉽게 면허를 손에 넣었다. 현재도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랬다. 그 당시 운전면허 시험도로주행 코스가 학원을 떠나 쭉 직진과 유턴해서 학원으로 돌아오면 그것이 합격이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면허가 너무 손쉽게 내 손에 들어와서 그런가. 운전이라는 것은 매번 내게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그 뒤로 몇 번이나 운전을 해보라고 주위에서 성화였지만 운전의 필요성이 현재는 내게 없다는 핑계로 거절하고 회피했다. 그러나 사실 진실된 이유는 운전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길을 가다가 내가 사고를 내면 어떡하지?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어떡하지? 아님 내가 다치면? 운전석에 앉아서 운전대를 잡는 것만으로도 온갖 상상력과 긴장감으로 인해서 주저하곤 했다.
그런데 그랬던 내가 운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생존 때문이었다.
경기 북부인 우리 집 근처에 위치했던 직장으로 인해 차의 필요성 없이 편하게 다니다가 이제는 서울로 직장을 알아보고 그 이외에 다른 지역으로라도 직장을 가자니 운전이 몹시 필요해진 것이었다. 생존이 두려움을 이겼다.
생존을 위해서 나는 운전을 다시 시작했다. 운전학원에 운전연수 10시간을 결제하고 5일 동안 2시간씩 연수를 받았다. 첫날은 그 전날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선생님께 어느 게 브레이크죠? 이게 엑셀인가요? 그것부터 물어봤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첫날도 긴장의 연속 그리고5일째인 마지막날까지도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긴장감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운전을 잘한다고 자신할 수 있는 단계도 아직 아닌 극초보이지만 처음때와 긴장감이 조금씩 줄어들고 운전을 해나가는 나를 보면서 마음 깊숙한 곳에서 뿌듯함이 밀려왔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해낼 수 있던 게 운전이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스스로 갖고 있는 운전에 대한 두려움과 주위에서 평가하기를 운전을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심지어 누군가는 내가 운전을 하면 남들보다 일찍 먼저 가는 거라는 막말까지 했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서 운전을 시작하면서 오늘 아빠와 차를 끌고 도로 연수를 받고 왔는데 복잡한 길이 아니라도 나 혼자서 운전해서 집까지 안전히 왔다는 것과 안전하게 운전 잘한다는 칭잔도 받고 하니 시작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극초보라도 운전을 시작하는 나를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었다. 이런 느낌이 들면서 나 자신이 조금 성장한 것 같고 무언가 성취한 것 같아 내가 좀 행복해졌다.
언젠가 책을 읽었을 때, 작은 일이라도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 엄청난 행복감을 준다고 했다. 운동을 가기로 맘먹고 그다음 날 헬스장에 갔을 때 오는 성취, 나는 못할 것 같던 운전을 이제는 시작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성취감, 일기를 꾸준히 몇 개월째 쓰고 있다는 성취감 등등.
별거 아닌 작은 일로 평가받아도 괜찮다. 우리는 우리에 대한 평가를 항상 남들에게 받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마음껏 떠들라고 하자. 무엇이 됐든 나한테 좋으면 그만이다. 남한테 민폐만 안 끼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던 무시 해버리자.
그러면서 작은 일이라도 내가 하고 싶던 일 혹은 좋아하는 일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조금씩 행복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