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를 5년 하니 터득된 것

by 함문평

군대생활 21년을 하고 총무가 송년회에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


졸업생은 560 명인데 연락되는 인원은 103명이고 송년회 참석인원은 적으면 20명 많으면 30명이라고 들었는데 그날은 29명이 왔다.


다들 일어나서 자기 근황을 이야기했다. 나는 군인 그것도 다들 힘들다고 기피하는 정보장교를 21년 3개월 하고 사회에 나와 이력서를 100통 썼으나 면접 오라고 한 곳은 가 보니 더셀이라는 다단계 회사 보험회사 상조회사뿐이었다.


상조회사 좀 다니고 보험회사 좀 다니고 지금은 백수로 소설가가 되기 위해 하루 6시간씩 글을 쓴다고 소개했다.


다들 큰 박수를 치더니 전임 총무가 오늘 처음 나왔지만 조직에 얼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함문평을 차기 총무로 추천합니다.


여러분 중에 이의 있는 분은 손을 들고 말하고 이의 없으면 박수로 추인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지금은 해군본부가 계룡대로 ㅣ전했지만 우리 중학시절은 신길 5동에 사는 친구들은 버스를 안 타고 해군본부 울타리를 따라 걸어서 통학하는 사람이 많았다.


사라진 해군본부 정문 자리 ㅇㅇㅇ감자탕에서 유리문이 흔들릴 정도의 박수가 터졌다. 그렇게 총무를 하였다.


중간에 코로나가 있어서 동창회가 개점휴업이었지만 경조사 생길 때마다 연락을 하다 보니 전화 한 통화로 백여 명 수준 파악을 다했다.


처음 총무 시절에는 참석인원의 수가 총무의 능력으로 알고 엄청나게 통화했다.


참석 안 한다면 알았어하고 끊고 다음 사람 전화를 했어야 하는데 왜 참석 못하는지 이유를 파악했다. 어떤 친구는 솔직히 회비 3만 원도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그럴듯한 거짓말로 대답이란 걸 몰랐다. 그러니 경조사 한건 동창모임 한건 전파하는데 2시간이 걸렸다.


돌이켜보면 상조회사 모집인 시절에 한자리에서 가망고객에게 2시간 동안 전화를 돌렸다면 아마 그달의 최우수 영업직원이 되었을 것이다. 집중할 곳에선 대충 하고 대충 해도 될 동창회 총무에 너무 집중을 했다. 이제 진이 빠졌다.


회비 3만 원을 우습게 알았는데 그 돈도 마누라 승인 없이는 지출 못하는 사람 더 심한 경우는 3만 원이면 일주일 일용할 양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2023년 송년회는 12월 15일 장소는 해군본부 정문자리 ㅇㅇㅇ감자탕이라고 문자만 보내고 전화 안 하려고 한다.


오는 사림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마라고 했는데 전회해도 안 받거나 이 전화는 고객의 사정에 의해 ㅇㅇ이 정지되었습니다 멘트를 들어 속상함이 내 인생에 태클을 걸까 봐 문자로만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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