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다 보니 나 또한 구름위를 거닐더라

- 담양의 정기를 담은 신선들의 술, '타미앙스'를 음주해보았다.

by 주간일기

오늘은 이전에 상당히 감명 깊었던 약주 중 하나인 '추성주'를 빚은 추성고을의 작품을 하나 가지고 왔다. '추성주'가 삵도 탐내었던 술이라고 한다면, 이 제품은 '신선들을 위한 술'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타미앙스', 이름은 전통주 보단 외국에서 건너온 친구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우리나라 전통의 미를 간직하고 있는 예술품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담양의 정기를 담은 신선들의 술, 타미앙스

겉으로 보이는 외관부터 고급스러움을 아주 물씬 풍기고 있다. 일반적인 병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자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뚜껑까지 푸른색으로 점칠된 아름다운 빛깔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전면부에는 별다른 띠지 없이 '타미앙스'라는 술의 이름이 영문과 한글로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반짝이는 금색으로 수놓아져 있어 술이 가진 가치를 한 층 끌어올려 준다. 술의 값이 싸다고 말하긴 어려우나 사실 이 가격에서도 병의 디자인을 신경 쓰지 않는 술들을 여럿 봐왔기에, 이렇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고 있는 외관은 정말 찬사를 아끼지 않을 수가 없다.


'타미앙스'는 '추성고을'의 양대수 명인이 대한민국식품명인주로 지정된 추성주제조법으로 빚은 일반 증류주로서, 세계 3대주류품평회 중 미국(SWSC)에서 더블 골드를, 벨기에 몽드셀렉션에서 그랜드 골드를 각각 수상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담양의 특색에 맞게 대나무 숯으로 여과하여 깔끔한 풍미를 자랑하며, 영롱하고 은은한 황금빛 빛깔이 눈에 맴돌고, 수 가지의 한약재 향과 맛이 대나무숙성과 합쳐져 환상의 조화를 뽐낸다고 한다. 참고로 '타미앙스'라는 이름은 담양을 프랑스어로 부르는 말이다.


작품의 용량은 500ML, 도수는 40도, 가격은 45,000원. 혼자 술을 마시기에도, 둘이서 마시기에도 적당한 양에 취하기 딱 좋은 알콜 함유량, 한 병의 값으로는 적당히 비싼 금액대를 보이고 있다. 술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금액을 쓸 수 있을 법도 한데, 술을 가볍게 즐기는 사람이라면 지갑에서 손이 잘 떨어지지 않지 않을까.

잔에 따른 술은 밝은 오크색으로 빛나며 술을 마시는 사람을 반긴다. 약주의 빛깔 중에서도 깨끗하면서도 노르스름한 색깔로서, 본연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잔을 몇 번 흔들어 코를 가져다 대니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흘러나온다. 누룩, 오미자, 구기자, 풀, 뿌리, 누룽지 등의 다양한 냄새가 담겨 있으며, 40도라는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알코올의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숯 향과 솔잎, 대나무 향이 코에서 감도는 것이 전반적으로 고소한 약주라는 생각이 든다. 끝 부분으로 가서야 살짝 쏘는 알코올이 자리 잡는 상태이고, 약재의 어우러짐이 좋아 전반적으로 씁쓸함이 자리 잡고 있으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이 없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향과 같이 고소한 고미가 혀를 감싸준다. 약재에서 끓여낸 술을 그대로 마시는 듯한 느낌으로서, 향에 비해 술의 그을음이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약주가 가진 씁쓸함이란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여 술은 입 안에 따뜻함을 퍼뜨린다. 이 뜨끈함은 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코, 목구멍, 몸 안까지 퍼져나가고 덕분에 입과 코가 동시에 향과 맛을 느끼며 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향과 맛의 진행방향이 이전에 마셨던 '추성주'와 상당히 비슷하다. 혀에 고미가 지난 후에는 누룽지에서 느껴질 법한 구수함이 찾아와 입 안을 맴돌고, 따끈함과 함께 이어지는 미미한 알코올은 이 술이 40도라는 것을 잠깐이나마 일깨워 주곤 한다. 훈연한 약재를 그대로 입과 코가 담는 듯한 느낌이다.


부드러운 질감으로 목구멍을 넘어가며, 그 이후엔 알코올과 약재, 고소함을 남기고 사라진다. 혀보다 코에 남는 여운이 좀 더 길고, 구운 곡식에서 느낄법한 향미가 5~6초 정도 후미로 머무른다.


말 그대로 대나무 통 안에 담은 약재를 숯에 그을여 술로 빚은 듯한 작품이다. 살짝 가벼운 무게감과 함께 퍼지는 약재의 풍미도 느낄 수 있으며, 그 뒤로 이어지는 약간의 스모키 함과 더불어 자리 잡은 구수한 풍미는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선사해 준다.


40도라는 고도수가 가진 알콜의 향미가 약재에 가려져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기에 조금 더 술이 가진 풍미에 집중할 수 있었고, 전반적인 맛이나 향은 추성주와 확실히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그 농도가 더 진한 느낌이다. 이를테면 술에서 느껴지는 고미나, 고도수에서 나타나는 알코올과 그을음 등, 고도수로서 갖출 것을 갖춘 듯 하다.


굳이 두 가지를 비교하자면 개인적으론 추성주에 좀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타미앙스도 분명히 괜찮은 술인 것은 확실하지만, 툭툭 빠져나오는 알콜의 느낌을 완벽하게 지우진 못했다. 구수한 약재 가진 맛과 방향에 어울리는 알코올의 도수는 '추성주'쪽에 좀 더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것은 어디까지나 취향 차이이기에 자신이 높은 도수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갈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떡갈비를 추천하고 싶다. 떡갈비 한 점에 타미앙스 한 잔이라, 만족하지 않을 수가 없는 조화이다.


'타미앙스', 대나무에 담긴 약재는 참으로 만족스러웠다. 구수하면서도 씁쓸하니, 고풍스러운 약재의 표준이 될 술이었다.


구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최대 10% 정도. 가장 비싼 곳보다는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


신선이 마시고 취할 '타미앙스'의 주간 평가는 4.2/5.0이다. 술을 마시다 보니 나 또한 구름 위를 거닐고 있더라.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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