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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Mar 31. 2024

서산의 딸기가 그대로 담겼다

- 잔잔한 파도같은 서산의 딸기, '해미딸기주'를 음주해보았다.

우리가 보통 여행지로 자주 가는 태안의 옆쪽에는 '충청남도 서산'이라는 호수공원이 아주 예쁜 곳이 있다. 이곳은 달래, 생강, 쌀, 6쪽 마늘 등의 다양한 특산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산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라고 말하긴 어려우나 다른 곳에 비하여 맛도 좋고 향도 좋은 과일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이 바로 딸기이다.


서해의 해풍을 맞고 자란 '서산 딸기'는 신선함은 물론이고 과육의 질까지 좋아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어찌나 맛이 좋은지 산지 직송 딸기는 특히나 인기가 많음은 물론이오, 서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딸기 체험을 하기 위해 농가를 방문하기도 한다.


여기까지 운을 띄웠으니 눈치가 빠른 사람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오늘 내가 가져온 술이 바로 이 '서산 딸기'를 이용한 과실주이다. 바닷바람과 함께한 딸기의 맛과 향은 어떨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잔잔한 파도같은 서산의 딸기, 해미딸기주

겉으로 보이는 외관부터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길게 늘여진 작품은 이 술에 딸기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탐스러운 붉은색을 뽐내고 있으며, 그 병의 끝은 과실이 수놓아진 띠지와 함께 은색의 마개로 마무리되어있다. 전면부에는 딸기가 붉은 실로 이어진 그림을 확인할 수 있는데, 술에 대한 자부심인 것인지 보통 이름이라도 적혀 있는 라벨엔 과실들과 'Strawberry alcoholic beverage'라는 주종을 나타내는 간단한 문구만이 쓰여 있을 뿐이다. 물론 병 자체가 세련되어있고, 전체적으로 워낙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에 그것만으로도 이목을 끄는데 충분한 느낌이다.


'해미딸기주'는 '해미읍성딸기와인'에서 서해의 해풍과 함께 자란 최고 품질의 딸기만을 이용하여 탄생시킨 술로서, 친환경 무농약 딸기를 통해 만들어져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를 가져다준다. 


서산 해미 딸기 100%와 서산 명인의 손에 의해 태어났으며, 과학적 논리를 농장에 접목시킨 GAP인증 농가에서 잔류농약, 중금속, 유해미생물 등 일절의 위해요소를 모두 사전차단하였기에 마음 편하고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과실주라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500ML, 도수는 8도, 가격은 14,800원. 혼자 마시기에도, 둘이 마시기에도 좋은 양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부담 없는 도수, 애주가가 아니라면 약간 부담스러운 금액을 지녔다. 다만 이것은 마시기 전에 개인적인 견해이고, 술이 가격과 맞을지 아닐지는 마셔봐야 알 일이다.

잔에 따른 술은 병에서 비추었던 것보다는 약간 밝은 붉은색을 선보인다. 얼핏 보기에도 꽤나 매혹적인 빛깔이다.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색깔로서, 이물질은 전혀 떠있지 않으며, 매끄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는 듯 술방울이 가볍게 떨어진다.


코를 가져다 대니 달짝지근한 딸기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정말 딸기 과실을 그대로 담아 놓은 듯한 냄새이다. 딸기와 꿀이 합쳐져 딸기잼이 생각나는 향을 내뿜고 있으며, 그 곁을 정말 약한 상큼함이 겉돌고 있다. 알코올의 냄새는 당연하게도 일절 느껴지지 않고, 달콤한 딸기잼향이 잔을 따라 그윽하게 올라온다. 


이어서 한 잔 머금으니 새콤달콤한 딸기를 감싸 안은 술이 혀를 안아준다. 향만 봐서는 진득한 딸기가 무겁게 풍미를 풍기며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가벼운 무게로 입 안을 채워가는 모습이다. 일반적인 증류주와 비슷한 주감을 지닌 채로 특유의 향과 적당한 과실의 감미에 약한 산미를 선보이고, 전체적인 향미가 그리 진득하게 남아있기보다는 가볍게 사라지는 형태를 띠고 있다.

간단히 마시기 좋은 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잔을 비우면 처음엔 딸기 과실의 향미가 잠깐 느껴졌다가, 설탕의 단 맛으로 이어지며, 미미한 타닌감과 함께 끝이 난다. 술의 질감 자체는 샘물이 흐르듯 가뿐하고 부드러워 이동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우나, 끝에 남는 미묘한 마무리는 사람에 따라 시럽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 것 같기에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목넘김 후에는 코에는 과실의 향을, 혀에는 감미를 남긴 채 사라진다. 이때 후미의 길이는 약 3초~4초 정도로서 크게 여운을 감상하기보단 깔끔히 다음 잔을 준비하기에 적합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확실히 달콤하고, 가벼우며, 도수까지 낮다 보니 연달아 마셔도 거리낌이 전혀 없다.


딸기로 만든 조금 드라이한 와인을 음주하는 듯한 느낌이다. 끝 맛이 아쉽다곤 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혀 있고, 여운이 길지 않기에 그 아쉬움도 상당히 짧게 끝난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딸기라는 과일을 그대로 담은 듯한 맛매를 확실히 느낄 수 있고, 연인이나 친구들과 즐기기에 참 좋아 보이는 술이니 자신이 적당히 달콤한 술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마셔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곁들일 안주로는 매콤한 음식이나, 가벼운 디저트류를 추천한다. 무거운 음식과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매콤한 음식을 먹으면 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 술을 중심으로 즐기고 싶다면 가벼운 디저트류를 추천한다.


'해미딸기주', 진득한 향에 비해 은은한 맛이 매력적인 술이었다. 크게 호불호를 탈만한 작품은 아니기에 누구나 편하게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10%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으니 잘 보고 구매하길 바란다.


딸기를 통째로 담은 '해미딸기주'의 주간평가는 3.8/5.0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딸기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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