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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Apr 12. 2024

소주다운 '소주다움'은 어떤 향미를 지녔을까

- 참으로 소주다운 소주, '소주다움 27'을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어떤 술을 구매할까 망설이던 중 이름을 보고 지나치지 못한 소주를 한 병 가지고 왔다. '소주다움', 그간 굉장히 많은 소주를 마셨지만 그 명칭부터 이렇게 궁금증을 이끌어 내는 것은 오랜만이다. 도대체 어떤 향과 맛을 가지고 있기에 '소주다움'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빠르게 뚜껑을 열어 그 향미를 느껴보도록 하자.


참으로 소주다운 소주, 소주다움 27

일단 겉으로 보이는 병의 외관부터 상당히 인상적이다. 곱게 세공된 유리 창문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형태를 자랑하고 있으며, 빗물이 타고 내려오는 듯한 외벽의 끝엔 민트색으로 잘 포장되어 있는 뚜껑이 자리 잡고 있다. 전면부에는 각인을 시켜놓은 듯한 라벨이 민트색 배경에 금색글씨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 역시 어우러짐이 좋아 술이 가진 고급스러움을 한 층 더 끌어올려준다. 사실 일반적으로 술의 디자인에 신경을 쓴다고 하면 전면부의 라벨이나 병에 그려진 그림의 질을 높이는 데에 집중을 하는 반면, '소주다움'의 경우 병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노력한 것 같아 술을 마시기 전임에도 감탄을 자아내도록 한다.


'소주다움 27'은 '미음넷증류소'의 시그니처 제품인 '소주다움 59.5%'와 '소주다움 45'에 이은 세 번째 제품으로서, 전통주가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라며 만들어졌다.


니트, 온더락, 하이볼, 칵테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고, 상압단식으로 2회 이상 증류하여 풍부한 과실향과 바디감, 타격감을 제대로 보여준다. 또한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국적인 은은한 향기와 부드러운 맛 역시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60ML, 도수는 27도, 가격은 15,400원. 혼술 하기 적당한 양에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에 비하여 조금 높은 알코올 함유량, 술 한 병 가격으로는 살짝 부담스러운 느낌을 지녔다. 참고로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소주다움 27'도는 상당한 도수를 지니고 있음에도 '소주다움'시리즈 중 가장 낮은 알콜 함유량을 가진 친구이다. 

잔에 따른 술은 여타 증류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선보인다. 투명하고도 깨끗한 빛깔, 언제 보아도 맛과 향을 궁금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얼굴을 가까이 하니 달달한 배향이 올라와 코를 적시기 시작한다. 배의 감향과 바닐라, 곡식의 고소함, 잘 만든 소주 특유의 순수한 알콜 향이 섞여있으며 전반적으로 과실의 향이 산뜻하게 코 주위를 맴돈다. 27도라는 상당한 도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의 역함은 전혀 없다시피 하고, 잘 익은 배가 가져다줄법한 시원한 향기의 뒤로 배 꽃이 피어오르는 듯하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예상보다 순하고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 안아준다. 자연스러운 감미와 함께 산뜻하면서도 맑은 주감이 느껴지며, 코에서는 앞서 말했던 향이 은은하게 감돈다. 향에서 잘 느껴지지 않던 알코올은 혀에서 더 곱게 존재감을 나타내고, 덕분에 깔끔한 감미와 함께 입에 들어온 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리낌 없이 깔끔하게 이어진다.

혀로 맞이하게 되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감미가 사라질 때 쯤 고소함과 씁쓸함이 찾아오면서 27도라는 도수를 살짝 보이는데, 이 역시 타격감이 그리 강하지 않다. 목넘김 이후에는 미미한 함미와 감미, 그리고 특유의 향을 남기며, 목구멍 아래로는 약간의 따뜻함을 선사한다. 이 때 느껴지는 후미의 길이는 4~5초 정도로서, 그윽하게 머무르는 풍미를 감상하기에 딱 괜찮은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적당한 바디감에 배 꽃을 담은 샘물의 풍미를 입 안에 퍼뜨리는 친구이다. 아름다운 향과 그 향에 걸맞은 부드러운 술은 사람을 알딸딸한지도 모르게 취하도록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술을 마시기 전 향을 먼저 감상하고, 이후 술을 들이키며 차례로 지나가는 향미의 연속을 느껴보길 바란다. 과실을 그대로 담아 놓은 술은 기분 좋은 취기를 당신에게 선사할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만한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느긋하게 흘러가는 숲 속을 연상시키는 술이니 술이 궁금한 사람은 한 번쯤 구매하여 입 안으로 부는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개인적으론 니트를 좋아하여 아무것도 섞지 않고 마셨지만, 하이볼이나 다른 방식으로 즐겨도 맛이 괜찮다고 하니 니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회를 추천한다. 매운탕도 곁들이면 참 좋을 듯 하나, 술의 맛을 헤칠까 두려워 회까지만 추천하도록 하겠다. 물론 잔을 반복할수록 결국 주문할 수 밖에 없겠지만.


'소주다움 27', 다른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소주다운 소주로, '소주다움'이란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면 소주의 허들의 너무 높지 않나 싶은 향미였다.


판매처에 따라 약간의 가격이 차이가 존재한다. 여러 곳에서 구매가 가능하기에 잘 살펴보고 구매하길 바란다.


소주 다운 소주, '소주다움 27'의 주간 평가는 4.1/5.0이다. '소주다움 59.5'를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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