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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Apr 14. 2024

맥주의 홉과 벌꿀이 만난다면

- 벌꿀에 담긴 홉의 매력, '코아베스트 홉미드'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이전에 상당히 만족감을 가져다주었던 양조장에서 탄생한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코아베스트 홉미드',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홉과 벌꿀주가 만난 작품으로서, 아직 마시기 전임에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보통 맥주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홉이 벌꿀과 섞이다니, 과연 그 둘은 어떠한 조화를 보여줄까. 설렘과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벌꿀에 담긴 홉의 매력, 코아베스트 홉미드

술을 감싸고 있는 패키지부터 상당히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코아베스트 양조장'특유의 독특하면서도 유니크한 멋매가 잘 표현되어 있으며, 홉을 들고 있는 벌꿀은 술이 어떠한 향미를 보여줄지 미리 짐작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 멋들어진 패키지에서 술을 꺼내면 손 한 뼘 정도 길이의 작품이 등장하는데, 비교적 간단한 형태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음에도 검은색으로 마감된 뚜껑과 병 안쪽으로 비치는 술의 색은 고급스러운 어우러짐을 이루어낸다. 추가로 전면부에 자리 잡은 라벨 역시 양조장 고유의 멋을 그대로 나타낸 모습이다.


'코아베스트 홉미드'는 '코아베스트 브루잉'에서 태어난 술로서, 강렬한 홉 향이 두드러지는 IPA맥주에서 착안하여 탄생하였다.


홉을 활용하여 시트러스한 풍미를 극대화하였으며, 시트라 모자익 갤럭시 홉을 사용하였고, 한 모금 마시면 풍부한 홉 향과 함께 달달하면서도 상큼한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진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00ML, 도수는 10.5도, 가격은 13,000원. 혼자 마시기 딱 적당한 양에 술을 막 즐기지 않는 사람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알코올 함유량, 한 병의 가격치곤 살짝 부담스러운 금액을 지니고 있다. 코아베스트 양조장의 술은 이전에 굉장히 만족하면서 음주했던 기억이 있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잔에 따른 술은 벌꿀을 톡 떨어뜨린 듯한 밝은 노란빛을 뽐낸다. 탄산이 있다는 것을 미리 가르쳐주는 것인지 술의 위쪽으론 기포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이며, 잔을 흔들어 보면 생각보다 매끄러운 술이 마시는 사람을 반긴다.


얼굴을 가까이 하니 푸릇한 홉 향이 코를 감싸 안는다. 홉과 풀, 시트러스, 약한 복숭아, 플로럴한 느낌과 IPA맥주에서 느낄법한 향이 약간의 달콤함과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도수답게 알코올의 역함은 일절 느껴지지 않으며, 홉을 중심으로 하여 주위를 은은하게 맴도는 자연스러운 감향이 매력적인 술이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달콤새콤한 술이 혀를 감싸 안는다. 술이 혀에 닿음과 동시에 홉 향이 코로 흘러들어오고, 혀에서는 벌꿀의 감미와 톡 치는 산미, 씁쓸함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지나간다. 조금 약한 탄산과 함께 살짝 드라이한 면모를 보여주는데, 청포도, 벌꿀, 시트러스, 배 등을 연상시키는 과실의 풍미가 각각의 맛들과 어우러져 훌륭한 조화를 선보인다. 참고로 이 술에서 느껴지는 고미는 알코올이 주는 것이 아닌 풀이나 숲에서 맛 볼만한 씁쓸함이다.

향과 마찬가지로 알콜의 존재감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탄산이 있다고 하지만 목넘김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기에 목구멍까지의 진행은 부드러우며, 입과 코에서 동시에 퍼지는 홉을 필두로 한 풍미가 상당한 매력을 뽐낸다. 목넘김 이후에는 특유의 향과 감미, 드라이한 씁쓸함을 남겨놓은 뒤 사라지고, 이 때 후미의 길이는 약 5초 정도로 사라지는 향미를 감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여겨진다.


적당히 가벼운 바디감에 산뜻하게 입 안에서 퍼지는 풍미가 참 좋은 술이다. 홉과 벌꿀의 만남이라고 하여 마시기 전까진 조금 이질적이지 않을까 걱정하였으나, 은은하게 돋보이는 향과 푸릇한 씁쓸함은 감미가 지나치지 않도록 도와주어 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홉이나 풀이 가져다주는 듯한 쓴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술로서, 자신이 앞서 말한 것들에 대한 우려가 없거나 특별한 미드를 마시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곁들일 안주로는 가벼운 카나페, 새우튀김 등을 권하고 싶다. 홉 향이 나서 그런지 다른 튀김보다는 깔끔하게 튀겨진 새우튀김 한 조각과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코아베스트 홉미드', 홉 숲에 매달린 벌집을 연상시키는 작품이었다. 꿀과 홉이라는 새로운 재료들이 조화롭게 맛을 표현하더라.


어떤 판매처 든 간에 가격이 거의 엇비슷하다. 아무 곳에나 구매하여도 크게 손해 볼 일은 없어 보인다.


산뜻하게 찾아오는 '코아베스트 홉미드'의 주간 평가는 4.0/5.0이다. 달달한 홉의 풍미에 빠져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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