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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Apr 25. 2024

'우주메리미' 보다 떨리는 '우주멜론미'

- 멜론과 함께 피어나는 분위기, '우주멜론미'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굉장히 달달한 과일이 들어간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우주멜론미', 이름만 들어도 어떤 과일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멜론 같은 과일의 경우 맛은 보장되어 있으나 가격이 비싸 먹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 달달한 과육이 들어갔다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 수가 없다. 과연 '우주메리미'보다 떨리는 '우주멜론미'는 어떤 맛과 향을 보여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멜론과 함께 피어나는 분위기, 우주멜론미

일단 겉으로 보이는 병의 도안 자체는 꽤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콜라가 담겨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며, 오프너가 반드시 필요한 병뚜껑을 지녔다. 전면부에는 '우주멜론미'라는 이름과 함께 술을 든 초록머리의 남자를 볼 수 있는데, 간단히 마시기 좋은 술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듯 확실히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상태이다. 병 안쪽으로 보이는 옅은 연두색까지 전체적인 조화가 꽤나 무난하게 다가오는 디자인이지만, 개인적으로 남자의 허리 끝 부분이 뚝 끊겨 있는 것은 왠지 모르게 이질감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우주멜론미'는 '농업회사법인 시향가'에서 곡성의 첫 번째 자랑거리인 당도 높은 머스크멜론을 이용해 만든 술로서,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한만을 가득 담은 풍미가 장점인 스파클링 생막걸리이다.


진짜 멜론이 듬뿍 들어가 과실 그대로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찹쌀과 멜론, 신동진 쌀과 누룩이 더해진 작품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환상적인 달콤함을 선사한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00ML, 도수는 5도, 가격은 7000원. 혼자서 마시기에 딱 적당한 양과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전혀 문제없을 듯한 도수, 한 병 가격 치고는 조금 비싸게 느껴지는 금액을 가졌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시기 전 생각일 뿐, 음주한 이후엔 너무 싸다고 투덜거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잔에 따른 술은 조금 옅은 메로나의 색깔을 띠고 있다. 탁주답게 안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탁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초록색보다는 밝은 연두색에 가까운 빛깔이다. 약하게 탄산이 있는 것인지 아래쪽에 오밀조밀하게 자리 잡은 기포들이 보인다.


얼굴을 가까이 하니 오묘한 멜론향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멜론과육과 오이, 미미하게 사과식초가 떠오르는 산 향과 레몬, 그 뒤로 은은한 단 향이 감돌며 독특한 매력을 지닌 향이 완성된다. 사실 멜론이 들어갔다고 해서 달콤한 과육의 향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산 향 비율이 조금 큰 모습이었다. 과육의 향 자체는 인위적인 것 없이 자연스러운 과실을 선보이며, 낮은 도수답게 알콜내음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듯하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멜론 과육의 감미가 부드럽게 혀를 감싸준다. 탄산이 있긴 하나 딱 입맛을 돋울 정도이고, 멜론, 참외, 오이 등에서 느껴질 법한 단 맛이 얼굴을 드러낸다. 과실의 풍미는 대단히 진하다기 보단 가볍게 즐기기에 알맞으며, 향과 다르게 적당한 감미가 맛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이다. 역시나 알콜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맛의 끝부분에선 왠지 모르게 오이냉국이 살짝 떠오르는 향미가 연하게 머무르다 사라진다.

톡 치는 탄산과 함께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멜론, 오이의 살 부분 향미와 특유의 내음, 거기에 감미가 잠깐 남았다가 흩어진다. 이때 후미의 길이는 약 4초 정도로서 여운을 감상하기보다는 다음 잔을 준비하기에 적합하며, 전반적으로 시원한 맛매를 지니고 있어 빠르게 잔을 반복해도 큰 거부감이 없다. 


가뿐한 바디감에 부드럽고 가벼운 과실의 풍미를 지닌 작품이다. 술의 목적 자체가 오롯이 맛만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닌 그곳의 분위기와 공기를 한 껏 들뜨게 만들기 위해 빚어진 것처럼 보이며, 맛의 방향이 단순해 비교적 모두가 즐길 수 있어 큰 호불호는 갈릴일이 없지 않을까 싶다. 다만 개인적인 감상으론 끝향과 맛의 어우러짐, 그리고 기대보다 옅은 멜론의 향미에 대한 아쉬움이 약간 맴돈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매콤한 음식을 추천한다. 오돌뼈나 닭발, 떡볶이에도 잘 어울릴 듯한 술이다. 매콤한 떡 하나와 우주멜론미 한 잔은 그곳의 분위기를 한 층 더 뜨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우주멜론미', 친구들과 마시기 좋은 술이었다. 달달한 술에 맛있는 안주가 함께 하면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큰 차이는 아니나 조금이라도 아껴야 더 많은 술을 마실 수 있다.


멜론이 머무는 '우주멜론미'의 주간평가는 2.9/5.0이다. 어떻게, 우주멜론미?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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