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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Apr 26. 2024

져버린 벚꽃을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

- 사라진 봄 날을 추억하며, '맑은내일 벚꽃주'를 음주해보았다.

언제 화려하게 피었냐는 듯이 무색하게 벚꽃은 떨어졌다. 흰색으로 물든 땅마저 다시금 자신의 색을 되찾은 이 시점, 조금은 늦었다고 말할 수 있는 술을 한 병 가지고 왔다. '벚꽃주', 흩날리는 꽃잎을 보면서 음주하였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그 추억을 떠올리며 술을 머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아름다운 색을 지닌 이 술은 과연 어디까지 마시는 사람을 물들여줄지, 기대와 함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사라진 봄 날을 추억하며, 맑은내일 벚꽃주

일단 병 자체는 우리가 흔히 마주할 수 있는 희석식 소주병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그 밖에 다른 것들을 보면 디자인 면에서 상당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술의 분위기가 벚꽃을 빼닮아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둥그렇게 올라가는 짧은 병목의 끝 부분은 예쁜 벚꽃 그림이 그려진 띠지로 감싸져 있으며, 전면부에 자리 잡은 라벨 역시 이름과 함께 꽃 한 송이가 자태를 뽐낸다. 안쪽으로 비추는 술의 색 역시 분홍색으로 병을 감싸주니 전체적인 디자인의 어우러짐과 방향이 맞들어져 보는 사람으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벚꽃주'는 '맑은 내일'에서 봄과 벚꽃을 가득 담아 탄생한 술로서, 연분홍 색감과 함께 새콤달콤한 맛, 낮고 가벼운 도수를 지니고 있어 따뜻한 봄 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벚꽃향이 가득하여 즐거운 파티나 피크닉에서 연인, 친구, 가족 가리지 않고 즐겁게 맛볼 수 있으며, 얼음이나 토닉워터를 섞어 달달하게 마신다면 더욱 맛있게 음미할 수 있다고 한다.


제품의 용량은 300ML, 도수는 7도, 가격은 7000원. 혼자 마시기 딱 적당한 양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알코올 함유량, 한 병 가격치고는 살짝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금액을 지녔다. 이 어여쁜 술은 음주 후에 과연 어떠한 생각을 남겨줄지.

잔에 따른 술은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처럼 연분홍색 빛깔을 자랑한다. 안이 훤히 보이는 상태에서 매끄럽게 흔들리는 술은 우아한 봄의 색깔과 맞들어져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코를 가져다 대니 상큼달달한 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꽃, 청사과, 복숭아, 청포도 등 과실의 향에 플로럴한 느낌이 더해져 상큼한 벚꽃을 연출하고 있다. 츄잉검에서 맡을 수 있는 청량함을 떠올리는 듯한 내음으로서 새콤달콤한 향이 '데미소다 사과' 음료와 어느 정도 비슷한 방향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낮은 도수답게 알콜의 역함은 전혀 다가오지 않고, 코를 간지럽히는 풋풋한 술의 향내가 참 매력적이라고 여겨진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어보면 달콤한 술이 부드럽게 혀를 감싸 안아준다. 향과 마찬가지로 알코올의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청포도, 자두, 설탕 등이 생각나는 시원한 감미가 입 안을 채워가는 모습이다. 탄산도 없고 도수도 낮기에 혀에서부터 목구멍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술을 마실 때 코에 같이 들어오는 향은 제품이 가진 청량감을 더해주어 향미의 가치를 높이면서도 가벼운 목넘김을 이끌어낸다.

맛이 그렇게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술은 아니다. 인공적인 과실의 감미와 벚꽃을 떠올리게 만드는 향의 어우러짐이 좋은 술로서,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향미의 조화를 보여준다. 매끄러운 질감으로 목구멍을 넘어 후에는 특유의 상큼한 감미를 남겨놓고 사라지며, 막 피어난 것 향기가 코에서 맴돈다. 이때의 후미의 길이는 약 4~5초 정도로 맛보다 향이 좀 더 긴 여운을 선사한다. 


가벼운 바디감에 벚꽃 맛 껌을 씹고 있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풍미를 펼치는 작품이다. 대단한 향미가 깊게 남는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맛에 있어서 크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맛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렵지 않게 과일소주라고 생각하면 가장 편할 듯 한데, 향미에서 향긋함을 가지고 있는 술이라 확실히 벚꽃을 바라보면서 마셨다면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 같다. 자신이 달콤한 술이나 낮은 도수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마셔보기 딱 좋다.


곁들일 안주로는 디저트류나 매콤한 음식을 추천한다. 가볍게 마시기엔 디저트를, 무겁게 먹고 싶다면 쭈꾸미 볶음과 함께 하면 좋을 것이다. 맵싸한 쭈꾸미 한 젓가락에 술 한 잔은.. 생각만 해도 벌써 만족스럽다.


'벚꽃주', 이름처럼 벚꽃을 떠오르게 만드는 술이었다. 향긋하면서도 상큼한 향미가 참 매력적이다.


판매처에 따라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적당한 구매처를 찾았다면 어디서든 구입해도 좋을 듯 하다.


피어오르는 봄을 담은 '벚꽃주'의 주간 평가는 3.7/5.0이다. 술을 마시니 벚꽃이 졌다는 것이 실감나는구나.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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