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긋한 복숭아에 취하다, '복순이'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복숭아로 만든 증류주를 한 병 가지고 왔다. 최근에 초록병을 마실일이 많았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오늘따라 좀 부드러운 술을 음주하고 싶더라. '복순이', 그러던 와중 귀여운 외모와 이름으로 나의 눈을 사로잡은 친구이다. 술단지 속에 과연 얼마나 향긋한 작품을 숨겨놨을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보도록 하자.
향긋한 복숭아에 취하다, 복순이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관은 '복순이'라는 이름처럼 꽤나 아기자기한 자태를 자랑한다. 술단지가 생각나는 둥그스름한 병 안으로 보이는 투명한 술빛과, 파스텔 톤 라벨 위로 흩날리는 벚꽃잎, 거기에 그 끝을 마감하는 은색 병뚜껑까지. 단순히 귀여움으로 끝나는 감정이 아닌, 어딘가 모를 사랑스러운 기분까지 들게 만드는 분위기를 지녔다. 또한 전면부를 보면 여자아이가 술단지에 등을 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복순이'라는 조금은 촌스런 이름의 주인공은 이 친구가 아닐까 싶다.
'복순이'는 경기도 여주시의 (주)술아원에서 여주쌀과 복숭아를 포함한 지역재료를 통해 빚어낸 술로서, 2025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출시되자마자 전체 신제품 판매량 1위를 했던 작품이다.
부드럽게 퍼지는 복숭아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며, 적당한 감미와 함께 퍼지는 과실의 은은한 풍미를 감상할 수 있는 증류주라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350ML, 도수는 16도, 가격은 8,000원.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셔도 나쁘지 않은 양에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와 비슷한 알콜 함유량,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조금 부담되는 값을 지녔다.
잔에 따른 술은 보통의 증류주와 같은 투명한 얼굴을 선보인다. 이물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표면과 함께 깨끗한 얼굴은 슬며시 올라오는 향과 더해져 벌써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참 고요하니 아늑해 보인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 대니 향긋한 복숭아 향기가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복숭아 과실과 엿당, 자두와 알콜 살짝 등이 느껴지며, 확실히 다른 재료보다는 과일향기가 부드럽게 다가온다. 예전 '2프로'라는 음료수가 떠오르는 과실내음으로, 아랫쪽에 조금 깔려 있는 에탄올 향을 제외한다면 우리가 흔히 맡아왔던 복숭아 음료와 비슷한 방향을 지닌 듯 하다. 16도라는 도수에 비해 알콜의 역한 부분을 상당히 잘 다음어 놓은 상태이고, 향이 과하지 않고 약한 바람처럼 스쳐가는 특성이 있어 가만히 코를 대고 있기도 좋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약간 소금기 있는 복숭아가 밀려들어온다. 복숭아와 알콜, 엿당과, 레몬 살짝 등이 느껴지며, 향에 비해선 맛에 있어서 알콜의 존재감이 좀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복숭아의 향이 코를 채워감과 동시에 약간의 짠맛을 머금은 에탄올이 함께 밀려들어옴을 알 수 있는데, 크게 지나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나, 예상했던것처럼 마냥 부드럽기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물론 이 역시 희석식 소주나, 비슷한 도수의 주류들에 비해선 알콜이 드러나는 편은 아니고, 조금 새초롬한 편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적당한 바디감에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혀에는 알콜과 단 맛, 코에는 복숭아를 남겨놓고 사라진다. 알콜이 마지막에 조금 길게 끌고가는 감이 있어 끝맛에 있어선 확실히 술은 술이다, 라는 감상이 느껴지며, 이때 느껴지는 여운의 길이는 약 3~4초 정도로, 우리가 이전에 마셔왔던 복숭아 과일소주보다 조금 더 좋은 풍미를 가진, 알콜도 조금 더 다듬어진 증류주같은 느낌이다.
복숭아 향이 인상적인 술이었다. 부드러운 향과 적당한 알콜을 지닌 작품으로, 향긋한 과일 소주가 궁금한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향미를 가졌다. '복순이'라는 이름에 하염없이 음료수 같은 모습을 예상했지만, 역시 겉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기분 좋게 취하기 참 좋은 술이더라.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떡볶이, 닭발 등을 추천한다. 매콤한 음식 한 입에 '복순이' 한 잔은 언제 취하는지도 모르고 알딸딸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복순이', 술단지 속의 향긋한 한잔이 맞다. 과일소주를 좋아한다면 한 번즘 음주해보아도 좋을 듯 하다.
어디서 구매하든 가격이 비슷비슷하다. 보이는데서 사면 되겠다.
귀여운 외모의 '복순이'의 주간평가는 3.7/5.0 이다. 코를 간지럽히는 향긋함에 취해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