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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링 Jun 28. 2024

2%가 모든 것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식단 + 꾸준한 운동 + 절제

2020년 SNS에는 신기하게도 ‘식단이 98% 프로’라는 글들이 많이 보였다.

운동도 힘든데 운동을 같이 하는 사람들까지도 날 힘들게 했다.

심지어 코로나가 왔으니 하고 있던 것들을 제대로 할 수 없어지면서

다 재미가 없어졌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했던 건지 유독 식단 글들만 보였다.

운동 힘든데,

운동 귀찮은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움직이지 말고 식단만 할까?


식단이 몸만들기의 98% 라잖아.

이 문구는 나를 설득하기에 훌륭했다.

식단만 해도 되지 않을까?

덜 먹고 덜 움직이면 되잖아.

식단을 하면 현재의 몸과 몸무게는 유지될 테니 내게 필요한 건 전문가가 성심 성의껏 써놓은 식단을 따라 하면 되는 거였다.

서점에 가서 앞으로 내가 따라 할 책을 고심해서 골랐다.

대사증후군 잡는 2.1.1 책을 선택하게 되었고 균형 잡힌 Low GL식사를 따라 하기로 했다.


개인 SNS에 매일 식단 인증을 하면서 식단일지를 몰렸다.

운동은 하지 않았다.

훗날 내가 아프게 되었을 때 책을 다시 읽으면서  보게 된 건

[대사증후군 잡는 2.1.1 ] 책의 제일 앞부분에는 [식단, 꾸준한 운동, 절제] 이 세 가지가 대문작만 하게 쓰여 있다는 것이다.

식단만 70여 일 되었을 때 몸에서 슬슬 반응이 왔다.

기운이 없어진다. 기운이 없어지는 느낌이 사람이 차분해지면서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몸무게는 두어 달 넘으면서부터 100그램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난 한 것도 없는데 왜 살이 찌는 건가?  칼로리 맞춰서 잘 먹고 있는데 무슨 일이지?

식단으로 짜서 먹었어도 몸무게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전과 같은 몸무게이긴 하지만 기운이 없다.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골고루 식단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피부 잡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100여 일 가까이 되었을 때 몸에서 더 큰 반응이 왔다.

갑자기 왼쪽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어보는 소리였다.

내게 들리는 소리는 텔레비전 운영시간 외에 틀어놓은 ‘삐‘ 소음이었다.

무척 괴로웠다. 운동 없이 건강한 식단만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없구나를 그때 깨닫게 되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지만 이명을 고치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다.

원인 미상의 이명이라고 진단을 받게 되었다.

귀에서 들리는 소음이 너무 크다고 이야기하자, 병원에서는 약을 처방해 주셨다.

약을 먹으면 이유 없이 계속 잠만 자고 우울해지는 느낌이 들어, 약의 성분을 찾아보니 항우울제가 들어있었다.

나른해지고 하염없이 잠만 오고 귀에서 들리는 소리에 사라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렇다 할 치료 방법을 알아내지 못하여 이명을 겪고 계신 유투버들의 치료담을 듣기 시작했다.


치료기들을 메모해 가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따라 해 보았다.

어떤 분은 한의원에서 치료 방법을 찾았다 해서 한의원에도 찾아가 보았다.

한의원에서는 약을 한 첩 먹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의원 약을 먹었더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살이 쪄서 그런가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기력을 보강해 주는 한약이었던 모양이다.

이명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기력이 보충되면서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게끔 만들어주었다.

그 당시에는 한약이 이명 치료에 도움이 안 되었다고 평가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운동을 하게끔 만들어준 기력을 찾게 해 줬으니 치료에 미흡하게 도움이 되었다 말할 수 있겠다.

운동에 질려서 너무 하기 싫었는데

이명을 없애야겠단 생각에 2% 운동을 내 몸에 넣기 시작했다.


운동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고정시간 운동을 배울 수 있는 스케줄을 넣었다.

남편에게 양해를 구해 토요일 반나절 자유시간을 받았다.

스트레스 해소 겸 달리기 자세 배울 겸 겸사겸사 주 1회

집에서 가장 먼 곳으로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 외 평소에는 동네 산책이나 걷기 위주로만 했다.


운동하기가 너무 싫었지만 이명을 낫게 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겠다 싶었다.

움직이는 게 싫었지만 주에 한번 자세 배우러 다니는 러닝 클래스에 가려면 움직여야 했다.

수업에 가면 선생님들께서 힘든 운동을 시켰는데 그때만은 수업에 갔으니 시키는 걸 따라 하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귀에서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았다.


 먹는 거 잘 먹고 운동을 조금 넣었을 뿐인데 신기하게 이명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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