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오늘 수고 많이 하셨어요. 아무래도 오늘은 모텔에서 머물고 내일 아침 일찍 서울에 가야겠어요. 밤길 운전이 피곤하기도 하고, 내일 올라가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맨은 내일 서울에 가자고 말한다. 하루종일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었더니 밤 운전은 도저히 못할 것 같았다. 촬영 기기들을 정리해서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는 자동차를 탄다. 기자는 자동차 앞에서 멍하니 서 있다.
“기자님, 타세요.”
어깨에 힘이 빠진 체 서 있는 기자를 보고는
“제가 차 문까지 열어 드려야 해요? 아이참 선배님도…”
카메라맨은 자동차 문을 열어주고 기자 머리를 손바닥으로 눌러 자동차에 앉히게 했다. 몸을 접어 넣으려고 하는데 안되니 머리를 눌렀다는 말이 맞겠다. 몸이 접힌 기자는 앞 시트에 앉아서 멍하게 앞유리를 바라봤다.
“기자님 아까부터 이상하신대요. 너무 피곤하신가 봐요. 역시 저녁은 숙소에서 머물고 내일 이른 아침에 서울로 가죠.”
기자와 카메라맨은 댐 근처 숙소로 차를 몰고 갔다. 어두운 밤길이라 길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고 2차선 도로만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비쳐서 그 길만 보고 따라간다. 적막한 어두움 사이에 멀리 빨간 불이 모텔 그린장 이름이 보인다.
“기자님 모텔이 보이네요.”
기자는 동공의 흰자 위의 놓인 검은 자가 움직임이 없다. 그가 어디를 보는지 모르겠다. 아무 흔적 없는 밤 안에 카메라맨은 모텔 앞에 자동차를 주차했다. 주차하고 운전석에서 내려오자마자 반대쪽 문을 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기자는 문을 열고는 기자를 부축해서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모텔 카운터에 앉아있는 아르바이트생은 포테토칩 과자 봉투를 열어놓고 한 손으로 감자칩을 꺼내 먹고 있다. 종잇장처럼 얇고 휘어진 감자칩을 입 안에 넣으며 게임을 하고 있다. 모텔 주인은 게임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들어온 손님 둘에게 심드렁 거리며 말했다.
“몇 명이세요.?”
카메라맨의 어깨에 팔이 걸쳐진 사람의 낯빛을 보면 한 번쯤 볼 법도 한데 이런 사람들을 한두 번 보는 게 아닌가. 술에 취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모텔 카드키와 칫솔, 광고용 사탕이 든 봉투를 준다. 모텔 아르바이트생은 손님보다 게임 순간이 더 중요해 보이는 듯하다. 시선도 마주치지 않고 카드키를 내밀었다.
“203호요. 올라가서 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