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다루는 자
“거기 누구 있어요?”
주머니 안에 꺼끌 거리는 소금들을 만지며 물었다.
“정말 으스스한 곳이구만. 여기 맞아?”
어두운 복도를 따라 들어가 권 씨 앞에 보이는 건 203호라는 글자였다.
모텔 203호 문이 조금 열려 있다. 문 사이에 작은 틈 사이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 문을 바깥쪽으로 당겼다. 끼이익 소리와 함께 신발장과 모텔 실내가 보이는듯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가 않네. 여기에 있다는 거지?”
권 씨가 서 있는 방향으로 오른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날렵한 무엇인가가 권 씨를 덮쳤다.
‘아 당했다. 이게 아닌데…’
권 씨는 주머니에 있는 소금을 한 움큼 쥐고는 권 씨를 덮친 그에게 뿌렸다.
소금을 맞은 그의 몸에서는 슈우우우 슈우우 소리가 나면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늦은 건가. 사람을 죽이고 나면 돌아올 수 없는데…’
소금을 맞은 그는 오전에 뉴스에서 본 방독면을 쓴 기자였다. 몸에 염산이라도 맞은 듯 괴롭게 꿈틀거리는 기자의 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무척 괴로워 보인다.
‘제발 아무도 죽이지 않았기를… 내가 늦지 않았기를..’
기자는 괴로워했지만 권 씨가 말하는 ‘사람’으로 돌아오진 못했다. 소금을 맞은 그는 열린 문을 손살같이 빠져나갔다. 기자에 의해 밀쳐져 바닥에 널브러지게 된 권 씨는 정신을 차리고 주머니에 있던 소금을 꿈틀거리고 있는 카메라의 맨 입에 가득 넣기 시작했다. 카메라 맨은 온몸을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바닥을 비비고 있다. 괴로운 듯 비명 소리를 내면서 카메라맨의 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연기는 기자의 형체를 사라지게 하고 그 자리에 지렁이 한 마리만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