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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은 세 가지로만 나뉜다-기록·협업·자동화

by dionysos

<툴의 목적을 모르면, 구조는 복잡해진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툴이 좋대요. 다들 이걸로 해요.”


하지만 툴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 툴은 무엇을 해결하려고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팀은 이 질문을 건너뛴다. 그래서 툴이 늘어날수록, 일의 흐름은 단순해지지 않고 더 복잡해지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툴에는 서로 다른 역할이 있는데, 우리는 그걸 구분하지 않은 채 섞어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툴은 결국 세 가지로만 나뉜다>


1️⃣ 기록(Record)

정보와 결정의 기억 장치

“이 일은 왜 시작됐는가?”를 설명하는 공간

예: Notion, Confluence, Google Docs, Evernote

기록 툴은 ‘지식의 체계화’를 담당한다. 팀의 판단, 피드백, 문서화된 결정이 이곳에 남습니다.

기록이 부족한 팀은 언제나 ‘다시 설명해야 하는’ 조직이 됩니다. 한 번 말한 걸 또 말해야 하고, 결정이 사라지며, 역사가 반복되기 시작하죠.


2️⃣ 협업(Collaboration)

아이디어와 실행의 실시간 연결 장치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공간

예: Slack, Discord, Figma, Miro, Jira

협업 툴은 팀의 리듬을 결정한다. 빠른 피드백, 즉각적인 반응, 투명한 진행 상황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협업 툴이 잘 작동하지 않으면, 팀은 일보다 설명에 시간을 더 쓰게 되곤 합니다.


3️⃣ 자동화(Automation)

반복을 줄이고, 흐름을 연결하는 작동 장치

“다음 단계로 스스로 넘어가게 하는” 기술

예: Zapier, Make, n8n, Slack Workflow, API integration

자동화는 팀의 에너지를 전략으로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사람이 반복적으로 클릭하던 일을 시스템이 대신하는 순간,팀은 ‘업무’에서 ‘운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순환해야만 합니다.


세 종류의 툴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를 순환시키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기록이 협업으로 이어지고, 협업이 자동화로 연결되며, 자동화는 다시 기록을 최신으로 유지한다. 이 선순환이 깨질 때, 조직은 툴에 휘둘리기 시작합니다.



<팀의 툴을 점검하는 구조적 질문>


각 툴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점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음 다섯 가지 질문만 던져보면 됩니다.

1. 이 툴은 기록, 협업, 자동화 중 어디에 속하는가?

2. 비슷한 목적의 툴이 두 개 이상 존재하지는 않는가?

3. 각 툴은 서로 어떤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4. 툴 간 연결의 종착점(최종 데이터 저장소)은 어디인가?

5. 새로운 툴을 추가하기 전에, 기존 툴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가?



[실전 방법론 – Tool Cycle 설계하기]


STEP 1. 팀이 쓰는 모든 툴을 나열한다.

STEP 2. 각 툴을 ‘기록 / 협업 / 자동화’ 중 하나로 분류한다.

STEP 3. 세 그룹을 화살표로 연결해본다.

STEP 4. 화살표가 끊긴 부분이 ‘병목’이다.

STEP 5. 병목 구간을 보완하거나, 중복 툴을 제거한다.


이 과정을 하면, 팀의 툴 구조가 한눈에 보인다. 툴은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다. 서로 의미 있는 연결을 가지는 툴만 남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 체크리스트 – “우리 팀의 툴은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툴마다 명확한 역할(기록·협업·자동화)이 구분되어 있다

중복되는 목적의 툴이 없다

모든 협업은 기록으로 남고, 기록은 자동화로 이어진다

데이터의 종착점이 명확하다

새로운 툴을 도입할 때 “왜”를 먼저 묻는다



<마무리 – 툴은 구조를 가진다>


툴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각 툴은 특정한 ‘일의 방식’을 내포하고 있죠. Notion은 사고를 위계적으로 구조화하고, Slack은 의사결정을 순간적으로 분산시킵니다. Zapier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일하게 한다’는 신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즉, 툴을 고른다는 건 단순히 기능을 고르는 게 아니라 일의 철학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툴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기록은 기억을, 협업은 리듬을, 자동화는 에너지를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될 때, 조직은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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