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뒤의 엔진들’>
실리콘밸리의 지도에는 창업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잡스, 머스크, 베조스, 주커버그...
그들의 이름은 하나의 산업, 혹은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도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이름들이 있습니다. 엔진의 깊은 곳에서, 시스템을 설계하고, 위기를 관리하며, 팀을 지탱했던 사람들, 이 책은 그 ‘두 번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흔히 ‘창업자 중심의 신화’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진짜 역사는, “두 번째 엔진이 꺼졌을 때 어떻게 무너졌는가”로 기록되곤 합니다. 창업자는 불을 붙이는 사람이고, 2인자는 그 불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시키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려한 발표 뒤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팀이 흔들릴 때 침묵 속에서 방향을 고정하는 사람, 그들은 늘 “두 번째”지만, 시스템의 첫 번째 동력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Drew Houston의 Dropbox를 세운 건 맞지만, Arash Ferdowsi가 아니었다면 그 시스템은 돌아가지 않았을 겁니다.
Larry Page의 Google을 현실로 만든 건 Sergey Brin의 알고리즘이었습니다.
Elon Musk의 비전을 실행 가능한 코드로 바꾼 건 JB Straubel이었죠.
세상을 바꾸는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작동시킨 사람들’입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창업자에게 빛을 보태며, 조직의 엔진을 정비했던 사람들, 실패한 스타트업의 그림자 속에서도, 다음 엔진을 설계했던 사람들, 그들이 없었다면, 스타트업의 불꽃은 단 한 번의 폭발로 끝났을 것입니다.
이 책은 “두 번째 엔진”에 대한 헌사 이기도 합니다. 모든 스타트업에는, 공식 조직도에는 없지만 실제 방향을 바꾸는 또 다른 축이 존재하곤 했습니다. 이 책은 그들의 이름을 기록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