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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Mar 27. 2024

가치가 없는 스타트업을 준비된 신입이 고를리 없다

< 준비되지 않은 신입은 이미 제외대상?...>



몇년 전 SNL에서 "면접전쟁" "신입은 어디가서 경력을 쌓아요?" 라는 내용의  장면입니다. 말 그대로 신입들은 사회의 첫 발을 준비하기 위해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구인·구직 플랫폼의 선호하는 연차 및 채용공고 통계에 따르면 이 현상은 더 두드러 지는 것 같습니다.


- 선호 경력 연차

1. 3~5년차 27%

2. 6~8년차 23%

3. 9~12년차 17%

4. 1~2년차 14%

5. 신입 8%


- 채용공고 비율

1. 경력 공고 : 75%

2. 신입 공고 : 25%


✅ 채용준비기간은 늘고, 프로젝트 경험 및 대외활동 등은 경력으로 거의 인정이 되지 않습니다.


대졸 신입의 취업 소요 기간도 2020년 평균 7개월 걸리던 부분이 2023년 평균 8개월로 상승했고 2024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취업 준비비용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신입으로서 첫 회사를 경험할 수 있는 경험의 준비기간을 1년으로 잡는다면 대졸 분들은 4학년 때 부터 준비해서 총 2년이라는 기간을 신입이 되기 위한 담금질만을 하게 됩니다.


좋든 싫든 "단 한줄이라도 더" 라는 명목하에 예나지금이나 대학교 시작부터 졸업할 때 까지, "단기프로젝트 활동", "대외활동" , "스펙쌓기",  "자격증취득", "자기계발" 등으로 경험치를 채우게 되는데 이 경력들은 말 그대로 부가적인 경험치이지 실질적으로 경력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엎친데 덮친격 대기업 공채 축소 및 경력직 수시화, 그리고 경력을 위해 스타트업으로 몰린 인원들?...>


2020년 대기업의 신입 공채가 대폭 줄어들거나 경력직 수시 형태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스타트업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인원이 현상이 두드러진 시점이 있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입증된 스타트업은 인턴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곳들도 생겨났고, 고스펙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도 일어났었습니다.


하지만 "성장 잠재력" 이라는 부분은 "투자금의 확보가 이미 어느정도 된 곳" 이 대부분 이었고, 유행처럼 진행되었던 신입 채용들마저 시간이 지나면서 소히 말하는 준비된 신입들(경력 2~3년차의 경험 있는 주니어들)을 기반으로 "경력자 위주의 추천제도 필수" 를선호하는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경력의 한줄을 위해 "신입" 으로 시작을 하더라도 전환률이 거의 0%로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이때 부터 대기업에 준하는 "스타트업 신입들의 암흑기" 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 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도 몇개월 만에 유턴하는 준비되버린 신입들 >


경력을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한 신입들은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사수도 없고, 프로세스도 없으며, 자금은 여유롭지 않고, 급여 또한 중소기업 보다도 적은 경우가 태반이었을 겁니다. 


또한 큰 변화와 혁신의 가치에 역할을 할 수 있을줄 알았지만 신입들의 역할은 한정적이었고, 그럼에도 3-4명 분의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며 전문성과 가치, 그리고 인정 받지도 못하는 경력을 쌓게 되는 현실에 몇달만에 스타트업을 떠나게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이 어느정도 트레이닝 된 준비된 신입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외국계 기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며 떠나기 시작했고, 스타트업들은 오히려 "신입을 꼭 뽑아야 한다면 경험많고 준비되고 일잘하고 열정있는데 연봉 낮은..." 과 같은 준비된 신입들을 역으로 찾기 시작하는 비대칭의 현실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 무엇이 문제인걸까요?... >


"첫 직장으로 스타트업 괜찮을까요?..." 라는 글은 채용사이트 및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사회초년생들에게 정말 많이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그만큼 첫 직장은 소중하며 신입에게는 설렘을 안겨주는 단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해당 글들에 대해 스타트업을 가지마라라는 의견이 70%라면 30% 정도는 스타트업을 가서 많은 경험을 해라라는 이야기가 해당 비율로 갈리고는 합니다. 비율적으로 봤을 땐 그래도 긍정적인 면도 있구나 할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스타트업에서 유턴하는 준비된 신입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에 대한 실망감과 기대감이 너무커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부분들이 지대한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 오히려 더 앞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스타트업이 신입에게 "제시하지 못한 가치", "경력을 가진 준비된 인재" 라는 커다란 허들로 부터 출발한 부분이 더 큰 문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는 그럼 무엇을 준비하면 준비된 신입과 함께할 수 있을까요?... >


우리 스타트업의 가치를 설정하고 그 가치에 기대할 수 있게 해줘야 하며, 해당 가치를 감응하는 신입과 함께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입에게 기대하는 허들을 낮춰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부터 걷는 아기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초등학생이 될 때까지 걷지 못해 기어서 들어가는 초등학생도 없습니다. 


신입들이 담금질을 하고 그 담금질이 첫 직장에서 통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야만 합니다. 빠름이 생명인 스타트업인 만큼 바로 투여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면 신입의 태를 완전히 벗은 "경력직"을 뽑아야 하고 열정페이를 논하며 "준비된 인재"를 바라는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언젠가는 내게 고백할 예쁜 여자친구가 생기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과 별반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마치며


허들만 높고 가치가 맞지 않는 스타트업에 준비된 인재가 굳이 올 이유가 있을까요? 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신입은 신입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입이 경험하는 가치가 명확하다면 그 자체로 준비된 신입으로 탈바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입과 기업 모두 이 "가치"에 갈릴겁니다. 우리 스타트업이 가진 가치를 증명해 주시는게 어떤 부분인지 늘 그 증명에 힘을 써야만 하고 고민해야 할 때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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