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에 놓고 휘두르지 마세요
너무 오래 함께 있긴 했었다. 햇수로 6년이면 정말 오래 함께 있었다. 시댁에 일주일에 한 번, 2주에 한 번 갔을 때보다 일하면서 못 볼 거 다 본 나는 괴로움과 불안감이 더욱 치솟아 눈치를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요즘 시누는 말투가 공격적이다.
"내가 메모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서평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 왜 하고 그래."
"도시락 반찬 소시지 사지 말라고 했는데 왜 말을 안 듣니."
말이 거칠어진 시누 약국에서 같이 일하는 분이 나가서 밥 먹고 올 때 시누랑 둘이 먹으면서 공격적인 말을 듣는데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그날은 위장약을 달고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집에서 나를 위로해주거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책을 읽거나 서평을 하면서 내 위로감을 스스로 달래주고 있었는데 참 어처구니없었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게임할 때 손님이 오지 않을 때 책을 읽는데 그것도 내 맘대로 할 수 없어 일하는 재미도 없어져버렸다.
시누가 자기 손바닥에 놓고 나를 휘둘려고 하는 것이 말투에서 보이고 행동으로 보여 일하는 내내 불편해서 평소 때보다 약을 더 찾게 된다. 시누는 내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내한테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약사인 시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어이없다.
시누가 이렇게 말할 때 터트리고 싶은데 터지지 못하고 말주변이 없는 나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터트리고 싶은데 쉽지 않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발표도 못했다. 내가 발표해서 틀렸을 때 친구들이 비웃은 뒤부터 발표는 어림도 없었다. 그렇다 보니 참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참고 있다.
그만두고 싶은데 주변에서 안된다는 말만 하니 일이라는 것이 즐겁지가 않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을 치지만 쉽지 않다. 이 수모를 내가 겪고 있는데도 남편의 팔은 안으로 굽었다.
긴 벽을 깨뜨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