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첫 담임교사
8월 중순부터 2학기가 시작되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와서 학생들이 정말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어른도 휴가를 갔다 오면 일하는 게 어려운 것처럼 학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규칙 등 재정비가 필요하다. 1학기와 동일하게 2학기를 이끌어 갈 임원을 정해야 하고, 청소구역, 1인 1 역할을 정했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가 있다. 바로 '진학업무'였다. 내가 소속한 곳은 비평준화학교여서 성적에 따라 원하는 고등학교를 가는 시스템이었다. (고등학교에서 수능에 따라 대학을 진학하는 시스템과 비슷하다.) 매년 예상 합격 컷이 나오지만, 이는 예상일 뿐이었다.
먼저 희망학교를 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해야 한다. 희망학교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틈틈이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청에서 3번 이상 학교급별로 희망조사수요를 통합했다.
2학기 중간고사를 끝으로 대충 갈 수 있는 학교가 결정됐다. 어떤 학교는 2학기 중간고사까지만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소속된 지역은 10월에 전기학교 원서를 쓰고, 11월에 특성화고 원서를 썼다. 반에 해당학생이 있을 경우 상담을 통해 원서를 넣어야 한다.
12월에는 중3학년 마지막 기말고사를 위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기획했다. 28명의 성을 뺀 이름으로 이행시 편지 써주기였다. 이름으로 이행시를 지어서 그 친구만의 장점과 특성을 써주었다. 이 편지를 색지로 뽑은 후 편지모양으로 접어서 페레로로쉐 5구 초콜릿에 붙여서 선물했다. 중학교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시험이기도 하고 담임교사로서 첫 제자이기 때문에 나의 애정을 담아서 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성을 뺀 이름으로 지었던 예시는 이렇다. 다빈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였다.
다빈이는요.
빈칸처럼 궁금증이 많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감성적인 친구예요~ 주황색이라는 색깔도 좋아해요!
5 뚜기들❤ 이제 드디어 마지막 시험이 남았다!!
중학교에서 보는 마지막 시험이라서 너희들이 떨릴까 봐 쌤이 틈틈이 너희 이름으로 이행시를 지었어.
(다 다르게 지으면서 너희를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항상 잘 따라와 줘서 선생님은 너무 고맙게 생각해.
너흰 정말 성실한 친구들이고 참 착한 친구들이야.
표현은 못했지만 선생님한테 너희들은 엄청 자랑스러운 5뚜기들이야.
남은 기간 이 초콜릿과 편지 보면서 파이팅!!!!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이 있듯이 마지막 시험 힘! 힘! 힘!
5 뚜기들의 담임
* 5 뚜기는 우리 반의 애칭이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에서 따왔으며, 5 뚜기의 '5'는 3-5반의 5를 말한다.
12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진학업무의 꽃은 '일반고 원서접수'였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일반고를 희망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맡은 반은 '성적 1 등반'이어서 일반고에 지원하는 학생이 많았다. 이를 끝으로 진학업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제 방학 때까지 남은 건... 생활기록부의 작성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내가 속한 학교는 2월에 졸업을 했는데 졸업사정 안을 마무리해야 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여러 업무가 있지만 '담임교사'라고 생각했다.
담임교사가 1년의 학급농사를 잘해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은 병들어 있으며, 교사의 위치가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듯이 위태롭다. 특히 담임교사에게 주어지는 책임감의 강도는 엄청났었다. 교사라는 일을 하기 위해 최소 4년은 준비했다. 요즘 중등임용고시의 벽은 정말 높아져서 +2~3년은 이 시험을 준비해야 정교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면 적어도 준비기간이 6년에서 7년이다. 준비기간에 비해 월급은 낮으며, 교권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냈다. 1명의 자녀를 기르면서 쓰는 에너지가 체력적으로 버거움을 보호자는 알 것이다. 최소 28명의 학생들을 책임지는 담임교사는 1명인데... 보호자들은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현실이다. 갑질하는 보호자들 때문에 교사들은 병들어 가고 있다. 그러면 그 영향은 누구에게로 향할까...?
교사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은 대한민국이 왔으면 좋겠다. 현직에서 열일하는 교사들이여... 정말 감사합니다.
(이 문장을 쓰는데 내 뺨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