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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성 Jun 23. 2023

지하철 - 시

이 녀석은 츤데레 인가

캄캄한 지하에

기다란 공간을 지어

육중한 전차를 풀고

사람을 나른다.     


육중한 전차는

어찌나 너그러운지

꾸역꾸역 삼킬 뿐

뱉어내는 법이 없다.  

   

뱉어지면,

뱉어진 누군가가

행여나 하루를 망칠까 봐

어떻게든 삼키고 입을 닫아낸다.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길을 찾아가면

마치 제 자식을 보내는 것 마냥

얼마간 지켜보다

다시 몸을 움직인다.  

   

이 녀석은 그렇게

긴 어둠 속에서

오늘도 나를 삼켰다 뱉으며

무심하게 하루를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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