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을 채우며 - 시

잊히지 않는다면 차라리

by 이호성

네가 떠난 자리를 억지로 지우기 위해

지난밤들로 엉성히 마련한 추억 정리가

역시나 시원치 않아 술잔을 채운다


비워지는 흔적은

채워지는 술잔에

묻혀 잊힐 만도 한데


어림없다.


새벽 빗방울 소리에 한번

창문 흔드는 바람에 한번


무너진다.


비워지는 술잔에

채워지는 세월은

단단해진 그리움으로

그 자리를 메운다

keyword
이전 06화나는 지금 어디쯤 걷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