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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물원킨트 May 28. 2024

숨겨진 말들, 혹은 오역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1.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

- 호라티우스의 시에서


대개 Carpe diem (까르페디엠)이란 말은 현재를 즐기라, 현재를 살아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실제로 이 말은 뒷부분에 말이 더 남아있다. 그것은 현재는 당연히 미래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가올 일을 어느 정도는 염두해두라는 당부다. 물론 사람마다 이 말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다. 현재에 올인할 것이냐, 아니면 현재를 즐기되 미래도 품고 있을 것이냐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왜 작가가 굳이 뒷부분을 보태었는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참고로 이 말을 한 사람은 퀸투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Quintus Horatius Flaccus, 기원전 65년 12월 8일 - 기원전 8년 11월 27일)는 고대 로마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이다.



2.

이 비슷한 경우가 또 하나 있는데,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이다.


물론 그 뜻은 백번 옳은 말이다. 문제는 이 말을 한 사람이 의사인 히포크라테스라는 사실이다. 누군가 이 말을 옮기면서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오역한 것이 아닌가 하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원문은 이렇다.


Ho bios brakhys 인생은 짧고

He detekhne makre 기술(의술)은 길고

Ho de Kairos oxys 기회는 순간이며

He de peira sphalere 경험은 흔들리고

He de krisis khalepe 판단은 어렵다.  


굳이 영어로 옮겨보자면 이렇다.


The art is long,

life is short,

opportunity fleeting,

experiment dangerous,

judgment difficult.


이 오역에 세네카의 인용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뭐 원래 사람의 말은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지면서 오역되거나 오염되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도 그런 경우는 무수히 많이 벌어지고 있다. 이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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