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울메이트>
경쾌하고 비트가 강한 음악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아이스링크는 일반인들과 연습하는 선수들로 붐볐다. 일반인들은 티에 청바지, 운동복 상하복, 점퍼등을 입었다. 평상복 차림을 한 사람들은 선수들의 연습 구간을 피해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은 아이스링크 중심에 모여 음악에 맞춰 점프 동작이나 회전 연습이 한창이었다. 어린 여자 선수들은 머리를 양갈래로 묵거나 포니 테일 스타일로 묶고 헬멧을 쓰지 않은 채 개별 선생님들에게 지도를 받았다. 공연복을 입고 듀엣으로 연습을 하는 남녀 선수팀도 눈에 띄었다.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은 스케이트 복을 입고 헬멧을 쓰고, 장갑을 끼는 등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만반의 대비를 하고 훈련에 임했다. 청소년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은 아이스링크 가장자리를 쌩쌩 달리고 , 코치는 속도를 측정했다. 유소년 선수들은 아이스링크 중심부터 가장자리 사이에 세워 놓은 등받이 없는 서너 개의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코치가 지시를 내리자 순서대로 일어나 자세 수업을 받았다. 그들은 아이스 링크를 한 바퀴 돌고 와서 의자에 앉기를 반복했다.
혜리는 카페에서 아이스 링크를 바라보며 연극평을 쓰고 있다. 가사가 명확하게 들렸다 말다 하는 음악 소리, 아이스링크를 방사형으로 둘러싼 벤치들에 앉은 사람들의 속삭임, 카페에서의 수다들이 혜리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일반인이 속력을 내며 연습하고 있는 선수들의 영역을 침범해 4명이 추돌했다는 안내 방송이었다. 모든 활동이 멈추었고 아이스 링크에 있던 사람들은 일시 퇴장당했다. 청소년 선수들 세 명이 얼음 바닥에 구르며 누워 있었다. 곧,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이 선수들을 들 것에 실어 나갔다.
얼마 뒤, 경찰관 두 명이 나타나 아이스링크 직원에게 잡혀 있었던 중년 남자를 양팔에 팔짱을 끼고 데리고 나갔다. 1시간 남짓 시간이 흐르자 아이스링크는 언제 사고가 있었냐는 듯 활기를 되찾았다.
혜리는 VIP공연 초대권을 얻기 위해 쓴 영화평 원고를 퇴고하기 시작했다. 오늘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 서둘려 응모해야 했다. 혜리는 원상 복귀된 아이스링크를 바라보며 응모 버튼을 눌렀다.
"사고당한 선수들이 무사해야 할 텐데. 조금 전 그 복잡한 상황이 어떻게 이렇게 흔적도 없이 회복되었지."
혜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친구들과 앉을 카페의 구석자리로 가방을 들고 이동했다. 혜리는 올해도 친구들과 이태원에서 핼러윈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영주 언니가 이태원에 카페를 차린 후 오 뭉치에게 핼러윈 파티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작년 핼러윈도 워낙 재미있었다. 이제 곧 다가오는 핼러윈에 친구들과 어떤 콘셉트로 옷을 입을지 의논하기 위해 예비 모임을 하기로 했다. 집 근처 쇼핑몰 지하 아이스링크 옆에 있는 카페에서 조기 취업한 미성을 빼고 네 명이 만나기로 했다. 미성은 회사 일을 해 보고 참석이 가능한지를 알려 주기로 했다. 혜리는 정기적으로 이 카페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홀이 크고,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대화할 때 옆 사람들을 덜 신경 써도 돼서 편했다.
성적이나 성격, 외모가 각각인 혜리, 미성, 동현, 민주, 선희를 묶어 준 것은 아이돌 그룹 <소울메이트>였다. <소울메이트>는 데뷔 후 한참 동안 알려지지 않았다가 '해피 핼러윈'으로 대박을 쳤다. 전국 카페나 마트, 헬스장에 "해피 핼러윈"이 울려 퍼진 때가 있었다.
<소울메이트>가 한창 주가를 올릴 때 혜리와 친구들은 멤버들의 무대 의상을 보는 재미에 쏙 빠졌었다. 핼러윈이란 노래 소재에 걸맞게 <소울메이트>는 콘셉트를 정해서 한 공연 한 공연을 멋지고 특색 있는 분장과 의상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줬다. 동물들, 만화 주인공, 요괴, 해골, 심지어 분장거리가 될까 싶은 채소들까지 섬뜩하고 인상적인 의상으로 재탄생시켜 공연마다 놀라움을 선사했다.
혜리와 친구들은 공연을 쫓아다닐 때 <소울메이트>가 공지하는 준비물들을 챙겼다. 초록 모자, 빨간 선글라스, 검은 장갑등 간단한 아이템들이었다. <소울 메이트> 팬들은 응원 도구들을 준비해서 관객석에 모여 있으면 일체감이 느껴서,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았다. 혜리와 친구들은 <소울메이트> 때문에 세상이 살 만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혜리와 친구들은 작은 아이템들이 지닌 강력한 마력에 대해 말했었다.
"참 신기해. 이게 뭐라고."
"접착제 같아. 하나로 뭉치는."
그래서 혜리와 친구들은 모임 이름을 '오 뭉치'로 부르기로 했다.
영원할 것 같은 <소울메이트>의 공연이 일 년이 지나자 멈추었다. 당시에 팬들에게는 <소울메이트>가 대표와 멤버들의 불화로 해체되었다는 소문이 났었다. 대표가 무슨 이유에서 인지 팀과 관계를 끊었었다. 그 후로 알려진 사실은 재민 대표가 멤버 중 한 명과 결혼하기 위해 <소울메이트>를 이용했다는 소문이었다. 사업가인 장인에게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아이돌 그룹을 결성한 후 능력을 입증받고 버렸다는 믿기 힘든 음모론이었다.
실제로 <소울메이트>가 연말에 가요 대상을 받은 후, 재민은 사업을 접고,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취직했다. 멤버들에게 별다른 통고도 없었다. 1집 마지막 공연이라고 공지를 냈었고, 2집 앨범 준비는 없었다. 재민은 비주얼과 안무를 담당했던 한나와 결혼했다. 소문대로 퍼즐이 맞춰졌다. 나머지 멤버들은 공중에 붕 뜬 상태가 되었다. 재민과 결혼한 한나는 국내 유력 에너지 회사 창업주의 손녀라고 알려졌다.
이제 오 뭉치에게는 자질구레한 공연 아이템들만 남았다. 다섯 멤버들은 추억을 담은 채 덩그러니 남은 응원 소품들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있다.
혜리는 그리움인지, 기다림인지 구별할 수 없는 상태로 이별을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그룹이 2집을 준비한다고 재정비 전에 마지막 공연을 한다고 했었다. 세월이 지날수록 그것은 거짓말이 되었고, 시간이 비난을 약화시키고 잊게 만들었다.
오 뭉치는 속았다는 게 분해서 이제는 1집 마지막 공연을 <소울메이트> 해체식이라고 부른다. 재민 대표는 아이돌그룹과 팬돌에게 사기를 쳤다. <소울메이트> 해체식에서 멤버들은 좀비분장을 하고 웃었다. 사실은 좀비 분장들 때문에 표정을 읽기는 힘들었다. <소울메이트> 멤버들은 양손을 높이 흔들며 언젠가는 또 만나자고 했었다.
"어쨌든 좀비들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한 마디씩 했으니까 믿었지. 좀비가 말한다는 게 이상하지. 그것도 거짓말을"
혜리는 이별 장면을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심장이 꾹꾹 찔리 듯 아프고, 눈물이 날 것 같다.
" 너,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그룹 이름만 언급돼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는데."
동현은 혜리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너도 마찬가지지. 미성이도 그렇고. 민주와 선희는 그러고 보면 , 냉정해. 울지도 않고."
민주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안 운다고 안 슬픈 건 아니야. 그냥, 눈물이 안나. 슬프고, 속상하긴 한데, 이런 일로 울기 시작하면, 나 하루 종일 울고 다녀야 해."
<소울메이트 > 메인 보컬이었던 영주언니가 이태원에 <쿠키 카페>를 연 것이 오 뭉치에게 그나마 큰 위안이었다. 영주언니 덕분에 오 뭉치는 자연스럽게 이태원 거리를 들락거리게 됐다. 영주언니는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 오 뭉치는 하늘 위에 떠있는 별이었던 영주 언니를 카페를 방문하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영주 언니가 가수로 활동할 때는 언니를 만나는 것은 이벤트에 당첨됐을 때나 가능했었다. 혜리는 거의 매주 이태원에 있는 <쿠키카페>을 참새방앗간처럼 방문했고, 언니와 꽤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영주 언니는 혜리와 전성기 시절의 분장이나 공연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할 때, 얼굴에 밝아지며 환하게 웃었다. 어쩌다 손님이 없으면 흥이 넘쳐 과거의 춤동작을 했다. 언니는 춤과 노래 실력이 여전해서 온몸으로부터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혜리는 영주언니가 나머지 언니들에 대해서는 근황을 알려 주지 않아 마음에 좀 걸렸다. 배신자 한나 언니의 근황에 대한 기사는 최근에 영화 잡지에 실렸었다. 시나리오 작가로 변신해서 영화를 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혜리는 읽었다. 혜리는 지나. 희재 언니에 대해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물었다. 그런데, 싸해지는 영주 언니를 보니 더 물을 수가 없었다. 영주언니는 다른 멤버들도 힘들다며 언급하기 싫어했다. 혜리는 딴 언니들이 걱정되었다
*
동현은 카페에 들어서서 의자에 앉았다. 착석하자마자 눈을 반짝이고 미소를 띠며
친구들에게 물었다.
"오 뭉치, 잘 지냈지? 별일 없지?"
"응, 그럭저럭. "
민주와 선희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대답했다.
혜리는 조금 전 사고를 말하려다 말았다. 아이스링크는 시끌벅적한 평소의 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우리 이번 핼러윈에는 뭘 할까?"
동현은 따듯한 아메리카노 커피가 담긴 머그를 두 손으로 감싼 후 친구들에게 물었다.
" 이번에는 무서운 것보다 귀여운 거 어때?"
선희는 두 손을 벌려 토끼 귀모양으로 머리 위에 얹고 손바닥을 폈다 오므렸다 했다.
"웬 토끼? 나는 동물 콘셉트는 유치해서 싫어. 귀여운 건 찬성"
민주는 손사래를 치다, 오른손 검지로 턱을 찌르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동현. 선희, 민주의 시선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혜리에게로 모여졌다.
"혜리, 너 오늘 정말 조용하네."
"서프라이즈 뉴스를 전해야 해서 차분함을 가장하느라 힘들었어. "
혜리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뱉으며 활짝 웃었다. 얼굴이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밝아졌다.
" 빅뉴스가 있어. 이번에 영주언니가 <소울메이트 > 언니들 두 명도 이태원에 올거래.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동현, 민주, 선희는 동시에 외쳤다.
" 와, 세 명 다. "
" 이번에 쿠키 세트 사려고 갔는데 영주언니가 딴 멤버이야기하는 거 처음 들었어."
혜리는 동현, 민주, 선희와 눈을 차례차례 맞추고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 딴 언니들도 오는데 뭐 색다른 분장 없나? 귀여우면서도 무서운? 작년에는 고문 기구 콘셉트가 너무 겹쳤지. 길에서 비슷한 분장한 사람들 만나면 같은 종족 만난 것처럼 반가웠지."
혜리의 말에 동현은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귀여운 게 무서울 수 있지? 뜨거운 아이스커피 같은 거야?
" 있지. 뜨거운 커피에 얼음 왕창 넣거나, 아이스커피에 뜨거운 물 넣거나. 어쨌든 잠깐은 가능해. 그 상태로 쭉 가기는 힘들어도. 말과 실제가 다를 때가 많아. 말만 하면 모순되는 것 같지."
선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듯한 말인데. 설득됐어. 처키 인형보고
귀여운 데 섬뜩하다고들 하잖아. 인기가 있으니까 시리즈로 계속 나오겠지. 나는 무서워서 하나도 안 봤지만."
민주는 선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 혜리의 말에 대답했다.
"문제는 비슷한 분장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거야. 왜 죄다 도끼나 칼이 머리를 깨고 있는 거야. 피는 왜 다 빨간색으로 철철 흘리냐고. 다음에는 이 분장 절대 안 해야겠다는 생각 들잖아."
"그래도, 재미는 있었는 데. 하던 대로 해도, 거리 분위기가 재밌어서 상관이 없긴 해."
선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니, 아니. 분장에도 창의력이 필요해. 신박하게 보는 사람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심쿵하게 만드는 한 끝이 필요해. 아무도 안 하는 거 뭐 없나?"
혜리가 반박했다.
동현은 장난스러운 미소가 입 끝에서 삐질삐질 튀어나오는 표정으로 말했다.
" 가슴 드러나는 탑에 짧은 층층 치마 입은 에어로빅 아줌마 분장은 어때? 거기에 해골 마스크 쓰면? "
동현은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랐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엄마의 부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의 생사도 마음먹기 나름이니까. 내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면 살아 있는 것 아니야?'
동현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민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벌려 놀란 표정을 지은 후 고개를 흔들었다.
"안돼. 안돼. 유행에 뒤떨어져 보여. 내가 다니는 헬스 센터에는 에어로빅 수업이 아직 있긴 있어. 요즈음 헬스장은 GX수업에서 에어로빅을 많이 빼. 이제 거의 없어."
동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야, 그렇긴 해. 엄마가 에어로빅 30년 했는데 요즘 에어로빅 수업이 많지 않다고 했어.
민주도 잘 안다는 듯 대답했다.
"내가 에어로빅 운동 자체가 싫다는 건 아니야. 뭔가 좀 섹시해도 보이기도 하잖아. 약간 복고풍같이 느껴지는 것도 있고. 그래도 요즘 요란스러운 에어로빅 복장들도 별로 안 보여. 필라테스 옷처럼 입는 사람이 늘었어."
혜리가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내가 얼마 전 프리다 칼로 전시를 봤거든. 감명 깊어서 그 작가 그림들을 샅샅이 찾아봤어. 솔직해서 무섭고 찔리고, 베이는 감각이 있어. 온라인 검색해서 작품들 보는데 우리나라 전시회에는 안 왔지만 '멕시코의 '죽은 자를 위한 축제'를 소재로 그린 그림이 있더라고. 여자 애가 분홍색 원피스 입고 해골 썼는데 나름 핼러윈 느낌이 들어. 해골 얼굴들을 다양하게 디자인하면 흔하진 않을 거야."
세 친구들은 혜리에게 시선을 동시에 두며 말했다.
"좋아, 좋아."
혜리가 그림을 찾는 동안, 민주는 미성에게 카톡을 보냈다. 직장에서 핼러윈 드레스 코드 연락을 기다리던 미성은 카톡에서 그림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여기, 찾았다. 제목이 <죽음 마스크를 쓴 소녀>네."
혜리는 오 뭉치 카톡에 그림을 올렸다.
민주는 그림을 보고 빙긋 웃었다 정색하며 물었다.
"우리 소녀야, 아니야? 소녀라고 하기엔 나이가 좀 걸리지 않아?”
동현도 엄마가 돌아가신 후 마음이 팍싹 늙어 버린 기분이라 소녀란 말이 탐탁지 않게 들렸다.
"그러게. 소녀는 무슨... 그럼 청년인가? 우리는."
민주도 동현에 말에 공감이 갔다.
"어쨌든 이 그림에서 영감만 받으면 돼지. 아주머니든 할머니 든 무슨 상관이야. 분장 콘셉트를 그렇게 정하는 거니까."
혜리가 답답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뭐, 그래. 나는 찬성. 드레스에 해골 가면. 괜찮아." 선희가 먼저 대답했다.
"좋아. 해골 마스크를 쓴 청년." 동현이 의견을 말한 후 민주는 냉소적으로 동의했다.
"나쁘지는 않아."
혜리는 박수를 치며 결론을 내렸다.
"그럼, 우리 10월 29일 , 이태원에서 만나, 신나게 달리자. 프리다 칼로가 그린 <죽음 마스크를 쓴 소녀> 이미지 참조해서. 멕시코 죽은 자의 날 콘셉트로. 유튜브에서 <코코> 검색해 봐. 그럼 좀 감이 올 거야. 작년보다 특별한 분장을 한다고 생각하니 의욕이 샘솟네. "
혜리는 오 뭉치 단톡방에 공지로 등록했다,
10월 29일. 오후 7시 쿠키 카페
"우리 자리를 옮기자. 밥 먹고 맥주를 마시든지, 아예 치킨 시키고 맥주를 곁들이든지."
혜리, 동현, 선희가 동시에 제안했다.
"찌찌뽕"
셋은 깔깔거리며 외쳤다.
오 뭉치는 치킨을 먹으며 맥주를 마셨다. 술자리에서 각자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취업 준비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래도, 다섯 명이 한 번씩 만나면 숨통이 좀 트였다. 네 친구들은 미성이 오기를 기다리며 웃고 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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