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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움 Jul 23. 2024

나만의 아빠가 아니다 2

성도의 아이들이 나를 공격했다 

 7살 때 교회 안에서 따돌림을 당했다. 

함께 놀곤 했던 여자아이들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놀아 주지를 않았다. 

그리고는 이쑤시개로 몸을 찔러대는 공격도 하고 뭐라뭐라 자기들끼리 쑥덕대고.      


 글쎄 뭐 나의 성격이나 관계 맺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모른 채로 하루 아침에 잘 놀던 아이들이 돌아섰을 때, 그리고 나를 공격까지 하는 건 엄청난 공포였다. 


지금 생각하면 내 성격이라는 조건을 하나 없애면, 뭔가 항상 주목이 되고 어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니 자연스레 또래들에게는 질투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주목과 관심의 대상이 짊어져야 할 책임과 무게는 알리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저 내가 공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어쨌든 따돌림을 처음 당해본 데다가, 그냥 안 놀아주면 뭐 말겠지만 이쑤시개로 찌르는 등 물리적인 폭력까지 당하니 나는 너무 슬퍼서 방에 엎드려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난 이걸 우리 부모에게 말을 했겠지.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목사’ 프레임의 막중한 책임과 개척한지 얼마 안 되어 교회가 막 부흥하기 시작하여 바쁘고 정신 없었을 젊은 목사였던 아빠는 내 편을 들 수 없었다. 가장 내 편이 되어야 할 아빠는 무조건적인 내 편을 들지 못했다. 성도의 딸들이었고 본인도 사랑하는 교회의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에야 이렇게 이해한다는 듯이 쓰지만 7살 아이는 무엇을 알겠는가. 그냥 내 이야기를 들으며 ‘에구, 그랬구나. 어쩌냐’ 하던 아빠가 다음날 똑같이 웃으며 아이들을 반겨주고 안아주는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난 그 이후에도 곧잘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말하지 못했다. 말하면 뭐하겠나. 내 입만 아프고 그 이후의 배신감이 나를 더 아프게 하는데.    


  

 ‘아빠는 나만의 아빠가 아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모든 걸 말할 수는 없다-> 말해봤자 소용없다.’ 그냥 그렇게 결론을 맺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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