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그 달콤한 이직, 드디어 2번째 회사와 이별을 준비하다.
이직 욕구에 불을 지핀 것은, 바로 인사평가였다. 나름대로 회사 최초 기사 자격증 취득과 새로운 업무의 기획 등 정량적 업무를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승진 인사도 떨어지고 평가 등급도 B등급이었다. 항상 참아왔던 나였기에 참을 수 없어 일반직 인사 담당인 사수와의 면담을 신청했다.
“어, 문돌이 안전관리자, 뭐 때문에 면담 신청을 했지?”
“네, 이번에 승진 인사와 평가 등급 때문에 면담 요청 드렸습니다.”
“사실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야, 넌 아직 대리가 되긴 일러, 더 배워야 해!”
“(종이를 내밀며) 아, 그래도 자격증도 따고 열심히 업무도 했는데 평가등급도 그렇고...”
“(말을 자르며) 야, 다들 그렇게 열심히 해, 우리 팀 업무가 원래 티가 안 나.”
" 전기기사 자격증 취득한 사람도 많아, 몇 명이나 있는데, 네가 자격증 취득한 건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이만 가봐. 에이 바쁜데 시간 낭비했잖아, 어서 일해.”
"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면, 누가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냐고 물어봄과 동시에 정확한 증빙자료를 제시하라고 말했겠지만 당시에는 그러지 못했다. 상사의 강압적인 대화 방식이 나를 쪼그라들게 했다.
(그리고, 자격증 취득현황에 대한 관리를 내가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내가 가장 잘 아는 부분이다.) 대충 말로 때우려는 행동에 정량적인 자료를 들고 면담을 준비한 내 손이 비참해졌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화가 난다. 모든 회사, 모든 상황을 일반화시키는 건 아니지만 저런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사내정치만 잘하는 것이다. 사장님이나 임원들에게 굽신굽신하며 힘의 논리에 맞게 움직이는 작자들.....
이런 일을 겪고 나서 나는 한 가지는 정확하게 배웠다.
난 적어도 실력 있는 사람이 되자! 말로만 지시하는 사람은 믿지 말자!
아무튼 이런 불합리함을 견디기 어려웠다.
이윽고 내 머릿속 스쳐 지나간 참을 수 없는 유혹, 이직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과연 어디로 이직을 해야 할까?
직무는 정확하게 정해진 상태였다. 인사‧총무분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그것은 바로 산업안전‧보건분야였다. 산업안전‧보건분야에 대해 상당한 재미를 느꼈다. 이공계에 가깝지만, 문과적인 감성이 들어간 직무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문돌이 안전관리자가 탄생한 계기도 바로 2번째 회사에서의 업무 경험 덕분이다! 어쨌든 최종적으로 정한 목표는 아래와 같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인사‧총무업무 또는 중견기업 이상의 산업안전‧보건업무
몇 군데의 회사를 찾아보았고, 당시 스타트업에 대한 열풍과 신문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전통적인 제조업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종으로 가고 싶어졌다. 이미 갖추어진 회사의 경우 소위 말하는 “라인”이라는 것이 형성되어 있어, 승진 인사 시 또 피해를 보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안정된 삶에서 벗어나 또 다른 도전을 준비했고 2개월간의 준비 끝에 다행히 서울의 한 스타트업의 인사‧총무담당자 쪽에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면접전형을 준비하고 있었다.
연차를 쓰고 면접을 보러 서울까지 올라갔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옆에 아내가 있었기에 든든했다.
“문돌이 안전관리자님, 안녕하세요 면접에 앞서 영상을 하나 보여드릴게요."
영상을 본 뒤 영상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회사의 미션, 비전이 정확하게 보였다. 첫인상이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면접이 계속되었다.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현재 창원에서 일하는 중인데, 우물 안 개구리로 머무르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스타트업, 아직 체계가 집히지 않은 우리 회사인가요?”
“스타트업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체계를 구축해 가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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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면접은 끝났다. 지방에 사는 나를 배려해 비대면 2차 면접을 진행했다. 나의 절실함이 눈에 보였는지
단순하게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2차례 면접 끝에 스타트업 회사에 합격하게 되었고 입사하게 될 회사에서 1개월 간의 인수인계 시간을 주었다.
그렇게 3년 정도 길다면 길었던 2번째 회사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