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매장 문을 열고 들어오며) "안녕하세요! 혹시 커리 농구화 있나요? 요즘 신형 Curry 12 완전 예쁘던데요!"
나: "아.. 고객님, 커리는 저희 매장에서 취급 안 하는 제품이에요."
고객님: "엥? 커리도 언더아머 제품 이잖아요!"
나: "맞아요. 커리 라인은 Curry Brand로 따로 운영돼요. 언더아머 안의 독립 브랜드 같은 거죠."
고객님: "그럼 커리 브랜드는 온라인에서만 파나요?"
나: "네, 온라인 공식몰이나 일부 지정된 한정 매장에서만 판매해요. 커리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서 언더아머랑 협업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하거든요."
고객님: "하.. 그럼 온라인으로 주문해야겠네요. 커리 신발 직접 신고 싶었는데."
나: "그래도 가끔 한정판 팝업스토어나 농구 행사에서 커리 제품 전시할 때가 있어요. 언더아머 팔로우해두세요."
고객: "다음에 구경하러 올게요."
스테판 커리는 유명한 NBA 선수이다.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커리 농구화를 찾는 경우가 참 많다.
바야흐로 2013년, 스테판 커리의 나이키 계약이 만료될 때, 나이키는 재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수와 무례함이 겹쳐서 계약이 불발되었다.
나이키가 커리에게 보여준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에서 커리의 이름 대신 케빈 듀랜트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나이키 측이 듀랜트용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복사해서 수정하다가 이름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쓴 것. 이에 커리와 그의 아버지 델 커리는 이 실수를 보고 "우리를 진지하게 보지 않는구나"라고 느꼈다.
또한 나이키는 당시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랜트, 카이리 어빙 같은 슈퍼스타에게 집중을 하고 있었고, 커리는 그저 "작고 외곽 슈팅이 좋은 선수" 정도로 평가를 했다. 그리고 나이키는 커리에게 엘리트 캠프대신 일반 캠프에서 청소년을 지도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 이 제안은 '당신은 아직 그 레벨이 아니다'라는 메시지처럼 커리는 느꼈다.
같은 시기에 언더아머는 농구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었고, 당시 CEO인 케빈 플랭크가 직접 커리에게 "우리 브랜드의 얼굴이 되어달라"라고 제안을 했다.
케빈 플랭크는 커리에게 완전 맞춤형 제안을 약속했고, 그의 의견이 제품에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커리의 가족인 아버지 델 커리도 "언더아머가 훨씬 진정성 있다"라고 한다.
언더아머는 커리에게 단순 후원 계약이 아닌 회사 지분을 포함한 장기 계약을 제시를 했고, 커리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언더아머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이 계기로 커리는 언더아머의 공동 브랜드 창립자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커리는 신앙심이 깊은 선수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이키는 성경 구절을 신발에 새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더아머는 오히려 이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았고, 그의 시그니처 신발 "Curry One"에는 "Philippians 4:13 – I can do all things"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건 커리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정체성이었다.
결과적으로 나이키의 무례한 태도, 커리의 신념과 비전을 존중한 언더아머의 태도가 언더아머로 이적한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스테판 커리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존중, 진정성, 비전, 가치 공유" 때문에 언더아머를 선택했다. 그 결과 언더아머는 커리 덕분에 농구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고, 커리 역시 브랜드의 대표 아이콘이 되었다.
커리가 언더아머로 옮긴 이후, 그의 첫 MVP 시즌(2014–15)과 챔피언십 우승이 이어지면서 언더아머는 농구 시장에서 단숨에 나이키의 가장 큰 경쟁자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커리 브랜드는 "Be the best version of yourself (너 자신답게 최고가 되어라)"라는 중심 메시지로 삼았다. 커리 브랜드는 '겸손, 신앙, 가족, 노력'이라는 인간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커리 브랜드는 2025년까지 청소년 100,000명 이상에게 스포츠 기회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내 소외 지역 30곳 이상에 농구 코트를 건설하거나 보수 중이며 커리 본인이 직접 코트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도 한다. 즉 브랜드의 존재 자체가 사회공헌 활동과 직결되어 있다.
커리 브랜드는 “진정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상징하고 있다. "믿음과 성실함으로 세상을 바꾸는 롤모델"이 되고자 하고, 그 철학이 그대로 커리 브랜드의 중심에 녹아 있다. 스테판 커리가 언더아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계약 금액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을 진정성 있게 존중해 준 언더아머의 태도 때문이다.
나이키와 달리 언더아머는 커리의 신앙심과 가족 중심적인 가치관, 그리고 그의 독자적인 스토리를 브랜드 아이덴티티 안에 진심으로 담아냈다. 커리에게 제품 개발과 디자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창의적 자유를 제공하며 핵심 파트너로 대우했다. 결국 커리의 선택은 돈보다는 가치와 존중을 결정한 스테판 커리였다.
처음에는 언더아머의 직원으로서 커리는 취급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현실적인 대답만을 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를 알게되고, 커리가 정말 멋있는 선수구나. 라는 생각이 정말 들었다.
스테판 커리, "It’s not just about shoes. It’s about changing the game for good."
그것은 단순히 신발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