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세계를 오가는 나의 여름은
여름은 언제나 '열정'과 닮아 있다. 이 브런치북을 쓰면서 느낀 건 브랜드를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을 맞이하는 손길, 온라인에서 보이지 않는 화면 뒤의 손끝. 그들이 흘린 땀과 집중이 모여 하나의 브랜드를 살아 있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언더아머의 여름이자 모든 '일하는 여름'을 보낸 사람들의 기록이다.
어느 여름날, 언더아머의 여름 프로모션 진행 중..
백화점의 유리문이 열릴 때마다 바깥의 뜨거운 여름 공기가 매장 안으로 밀려들어 온다. 아침 공기부터 이미 여름이었다. 나는 언더아머의 검은 유니폼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프로모션 첫날이다.
오전 10시 30분, 문이 열리자마자 손님들이 밀려온다. 티셔츠, 러닝화, 트레이닝 세트... 진열대의 제품들이 빠르게 제자리로 바꾼다. "이거 온라인에서도 할인하나요?" 그 질문이 들릴 때면 머릿속에서는 두 개의 창이 동시에 열린다. "네, 온라인에서는 쿠폰이 적용되세요. 대신 매장에서는 바로 교환이 가능하셔서 편하세요."
나는 웃으며 대답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온라인 주문 목록을 떠올린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매장은 조금 한가해진다. 그때부터는 '온라인 CS 모드로 전환이 된다.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노트북을 보고, 고객 문의를 확인한다.
"배송 언제 되나요?" "사이즈 교환 가능할까요?" 백화점의 소음이 멀리 들리고, 화면 속의 숫자들은 조용히 움직인다. 매장에서는 손님이 내 앞에 있고, 온라인에서는 그들의 메시지가 내 눈앞에 있다.
4시 무렵, 온라인 주문이 하나 더 들어온다. "언더아머 1361522 컴플레션, 블랙, L 사이즈." 그건 매장에서 내보내야 할 상품이었다. 포장 박스를 꺼내 제품을 정리하고, 태그가 있는지 확인하고, 비닐 안에 넣었다.
"PP센터로 내려가요." 매니저님의 말에 나는 제품을 들고 매장을 나섰다. 반팔 컴플레션 티셔츠와 운동화 상자를 양손에 들고 층을 내려갈 때마다 땀이 난다. 1층 PP센터 문을 열자 시원한 공기 대신 택배 박스 쌓인 냄새가 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교차하는 그 공간은 오늘도 분주하다. "이거 온라인 건이에요." "네, 접수됐어요." 전달을 마치고 다시 매장으로 올라올 때면 팔은 조금 무겁고 숨은 차다.
다른 공간에 있지만 그들의 기대는 좋은 제품, 빠른 응대, 그리고 신뢰뿐. 그 마음을 지키는 게 내 일의 절반이자 나의 책임이다.
오후 8시, "손님 여러분,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폐점 안내 방송이 울린다. 진열대 정리를 마치고, 오늘의 온라인 주문 현황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매장 매출, 온라인 매출, 그리고 나의 피로도 같이 쌓여간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조금 지쳐 있지만 유니폼 가슴에는 로고가 반짝인다. 'Under Armour'
운동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승리를 한 것처럼 오늘의 나도, 하나의 경기를 끝냈다. 오늘 매출은 최대 매출이다. 내일도 매장 문을 열고, 밤엔 노트북으로 고객 CS 센터를 열겠지. 이게 바로 나의 여름, 그리고 언더아머의 여름이다.
폐점 방송이 들리면 나는 오늘 하루의 매출을 정리하고, 온라인 주문 현황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숫자와 메시지, 이름과 주소, 오늘의 하루가 숫자 속에 차곡차곡 남겨 논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휴대폰 알림이 한 번 더 울렸다. 새로운 주문이 들어왔다. 나는 웃으며 화면을 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세계가 잇는 나의 여름은 언제나 벅차지만 그래서 더 뜨겁다.
이 바쁜 하루들이 모여 누군가의 '움직이는 순간'을 만들어준다는 걸. 프로모션은 하루로 끝났지만 그들이 보낸 여름의 열기는 브랜드의 이름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에너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