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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화

by 강성진 프란치스코 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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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화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사랑이고 온전함이다.


지난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한다.

새마을금고에 가서 통장을 만든다.

토요일에 있을 공주시 백제 새마을금고 총회에 가서 상품권을 받기 위해

아내가 특명을 내렸다.

통장 만들라고.

4시에 통장을 만들러 부랴부랴 차를 몰고

새마을금고 본점으로 갔다.

새 통장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라는 직원의 말씀에

당황했다.

난 퇴근했는데 다시 사무실로 가야 하나?

그리고 새마을금고는 4시 30분이면 닫는다.

어떡하지? 하다가.

급히 장인어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인어른은 새마을금고의 이사님이다.

직원분에게는 미안하지만

아버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직원분께서 아버님이 누구세요?라고 물었고

아버님 함자를 말씀드리니.

직원의 표정이 살짝 찌그러진다.

진작 말씀하시지요.라고. 한다.

결국 무사히 통장을 개설했다.

살짝 무섭다. 이런 게 통하는구나.

그렇게 통장을 무사히 만들고 나서

아이들이 유치원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남는다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어니스트 홈즈의 마음과 성공 책을 읽는다.

책을 보다가 잠시 졸려 눈을 감았다가

다시 일어나 급히 농협마트로 갔다.

아내가 사 오라는

국거리 소고기

간소고기

불고기용 소고기

총 3가지를 세심히 살펴보고 산다.

그리고 다시 아이들 하원버스가 오기로 한

코아루아파트 정류장에 가서 기다린다.

오후 5시 40분경 버스가 도착하고

사랑하는 아들아이와 딸아이가 내린다.

딸아이는 버스에서 잤다.

얼른 딸아이를 안고

내차에 앉혔다.

차에 앉더니 두 아이는 갑자기

젤리 얘기를 한다.

젤리 사주기로 한 거 사달라고.

그랬다

기억력이 정확하다.

난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 들러

두 아이에게 젤리를 사주고

집으로 간다.

집에 가서 우선 

두 아이를 씻긴다.

아들아이를 먼저 씻긴다.

우선 몸을 씻기고

머리를 감긴다.

아들아이는 그냥 샤워를 하지 않는다

장난을 치고

나에게 거품을 묻히고

이래저래 조잘조잘 댄다.

딸아이는 조용히 잘 씻는다

딸아이도 장난을 치고

나에게 애교를 떨기도 한다.

두 아이를 씻기고 나도 씻는다

저녁을 먹고

여느 때와 같이 난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내일 아침에 백제체육관으로 가야 하기에

일찍 잠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 아내는 김밥을 싼다.

새 마음금고 총회가 11시 30분부터라서

애매하기에

도시락을 준비한다.

그렇게 김밥을 준비하고 난 김밥을 썰고

도시락통에 가지런히 담는다.

그렇게 짐을 챙겨 백제 체육관에 간다.

11시 30분경 도착한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차량도 많다.

약 2천500명 정도

작은 소도시 치고 한 번에 이 정도 모인건 정말 많은 거다.

왜냐고? 경품추첨이 있고 장윤정이 온다.

실내체육관에 들어가서 자리를 살피고

2층 로얄석에 의자와 책상이 하나 있다.

얼른 그곳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의자와 책상을 잡고

아이들으르 앉히고

새마을금고에서 나눠준 경품권과 물과 인절미떡을 먹으며

쌓인 김밥 도시락도 먹는다.

장인어른, 장모님도 오시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앉아서

공주시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준비한 행사를 지켜본다.

새마을직원들이 직접 무대행사 사회를 보고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추고 대단하게도 연예인급의 

실력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놀랐다.

평상시에 은행에서 일하고 저녁에 준비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편하게 앉아 공연을 보며 긴 시간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결국 마지막 공연에 장윤정이 왔고

실제 장윤정을 처음 봤다.

우리나라 트로트의 레전드

결론부터 말하면

실제 들어본 장윤정의 노래는

놀라움 그 자체다.

성량이 커서

본인 스스로 목소리를 눌러 부른다

살살 부르는데도 cd를 틀어놓은 것처럼

정확하고 어르신들과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날리는 멘트와 분위기는

존경스럽다.

그렇게 장윤정의 노래를 듣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경품추첨!

결론적으로 우리 가족은 아무것도 타지 못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게 앉아

김밥을 먹으며 콘서트를 본 것 같아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끝나고 부랴부랴 서둘러

신관동 성당에 가서 

저녁미사를 보고

세종시 집으로 와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놀다가

잠이 든다.

하루가 길었던가 보다.

피곤하여 뻗었다.

새벽에 일어나

잠시 그림을 그린다.

보통은 책을 보는데

시간이 나면 그림을 그린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

내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싶은 걸 그린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 는 중요치 않다.

이 순간 내가 그리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을 그리고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을 맞이한다.

아이들은 일어나 이리저리 신나게 놀고

아내는 빨래며 이리저리 정신없다.

그런 아내를 알기에

점심은 나가서 먹자고 했다.

백소정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가스와 가락국수

점심시간에 식당에 가서

아들아이는 신나게 돈가스를 먹고

딸아이도 신나게 먹는다

아내도 식사준비 하지 않아 좋고

편하게 한 끼 먹는다

나도 맛있게 먹었다.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네 식구가 함께 앉아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

밥을 먹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와

단지 내 어린이키즈카페에 갔다

키즈카페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

뛰어놀고 땀을 뺐다.

아들아이는 머리가 젖을 정도로 뛴다

집으로 돌아와

두 아이를 다시 씻긴다.

씻기고 딸아이는 잠이 들고

아들아이는 논다

나는 그림을 마저 그리고

딸아이옆에 누워 잠이 든다

6시쯤 일어나 저녁을 준비한다

저녁을 먹고 나서

여느 때와 같이 난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를 하다 보면

귀찮을 때도 있지만

요즘 난 설거지할 때가 제일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단순한 설거지를 하면서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라 생각한다.

설거지가 끝나고

분리수거를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봉지에 

음식쓰레기를 넣고 꾸우욱 누르다가

음식쓰레기봉지가 퍽~

터졌다.

결국 음식쓰레기가 옆으로 흘러나왔고

난 고무장갑을 끼고 새 쓰레기봉투에

일일이 장갑을 끼고 다시 넣었다.

누군가는 음식쓰레기가 더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다

나에게 이런 일마저 아무렇지 않다.

아주 어릴 적 내가 살았던 환경은

돼지를 키우고 돼지똥을 치우고

돼지밥을 주고 힘겹게 생활했어야 했다.

오히려 지금의 내 삶이 더 좋다

냄새나는 음식쓰레기마저

아무렇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내가

나 스스로 대견하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내가 했어야 할 일

내가 할 수 있어 다행이다.

그렇게 냄새나는 음식쓰레기를 정리하고

물로 씻고 음식쓰레기분리수거장으로

가져다 버린다.

매일매일 난 음식쓰레기와 분리수거를

가져다 버린다.

그렇게 매일매일 어찌 보면

귀찮아보일지도 모르는

집안일을 함께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이 사소한 일들이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쓰레기를 정리하고

버리면서 내 마음의 정리되지 않았던 것들도

정리가 되고 삶이 안정된다.

그렇게 분리수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기를 돌리고

두 아이의 양치를 시킨다.

양치를 시키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재미있는 동화책

그러다가 졸려 잠이 든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

요즘 아들아이가 좀 컸다고

주먹질도 하고

말도 험해졌다.

감당이 안 돼서

말로 혼내 키다 보면

그때뿐이다.

혼내고 다시 주의를 주고

그렇게 아들아이는 조용히 

잠에 들고

새벽에 다시 나에게 온다.

그런 아들아이의 이불을 봐주고

딸아이의 이불을 봐준다.

딸아이는 자다가도 덮어준 이불을

바로 걷어차버리고

가끔은 손으로 내 얼굴을 때린다.

괜찮다.

그렇게 아빠를 찾는 아이들이 있어

난 좋다.

난 행복하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는

평화다.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하는 존재들이 나에게

살아갈 힘과 용기와 에너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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