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사랑 May 06. 2023

Tawayik

- The Halfway Point

“태곳적부터 새와 사람들이 이곳으로 여행을 왔습니다. 이곳에서 새와 인간 모두가 쉬고, 충전할 자원을 찾고 다음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방문해 았던 새들과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그것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엘크 아일랜드 국립공원(Elk Island National Park)을 방문했다가, 이 국립공원 안에 있는 많은 호수 중 타와익 (Tawayik ) 호수의 설명을 보고 무릎을 쳤습니다. 타와익은 북미의 원주민인 크리(Cree) 족의 언어로 "중간지점"을 뜻하는 말입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크리족의 사람들은 이 호수를 자연과 자신의 삶의 중간 지점으로 본 것 같습니다.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면 크리족의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의 범위를 인정하고 다른 종의 ‘환경’을 침범하지 않는 지혜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가이아”라는 책과 가이아 가설을 통해서 지구의 자체 조절 능력에 대해 조명했던 제임스 러브록 (James Lovelock) 박사는 인류를 암에 비유하면서 인류의 행위를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암은 (1) 그 세포의 숫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킵니다. 지구상에 있는 일반적인 종은 한 서식지가 수용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숫자 이상으로는 그 종의 숫자를 늘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수준에서 교란에 의해서 종의 숫자가 감소하면, 초기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가 나중에는 증가세가 감소하여 최대치에서 그 숫자를 유지하는 누운 S의 형태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주게 됩니다. 하지만 암은 그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늘어나서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2) 암은 자신이 자라는 기관에서 과도한 양분을 빼앗고 결국에 가서는 그 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다른 곳으로 전이해 갑니다. (3) 중요한 기관이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결과로 그 생명체는 죽게 됩니다. 이 생명체에 기생하던, 모든 자원을 이 생명체로부터 얻고 있던 암세포도 모두 죽게 됩니다.


인류 역시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를 늘려 왔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다 한 번쯤은 인구의 증가를 걱정하는 뉴스를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자원 사용은 어떤 생명체와도 비교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산업 혁명과 모터, 기계들을 발명과 발전은 인간이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자원을 이용하는 차원이 넘어서 착취(exploit)하는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과도한 자원의 사용은 필연적으로 오염을 낳습니다. 오염을 정의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오염을 “어떤 물질이 임계치(threshold)를 넘긴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염이 어떠한 위험하거나 해로운 물질, 혹은 오염 물질(contaminant)이 환경으로 들어와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플루토늄과 같은 원소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물질도 환경과 자연을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질소는 그 좋은 예입니다. 대기 중에 다량으로 존재하며, 식량으로 쓰이는 작물과 모든 식물에게 꼭 필요한 원소이지만, 질소산화물의 농도가 과해지면 식물을 죽일 수도 있고 생태계에 큰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자원을 사용할 때,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고 무차별적으로 사용해서 (다른 종과 공유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사용하는) 자연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의 결과로 인하여 - 인간에게 훼손을 당해서 - 아직도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한 곳은 정말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과거 태백산맥에 있는 폐광산의 토양을 연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토양은 중금속에 오염되어 어떤 식물도 살 수 없게 된 버려진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추후 남극에서 채취된 조개의 살 속에서 그 중금속에 오염되어 불모지가 되어버린 이곳의 토양보다 더 높은 농도의 중금속이 나오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러브록 박사가 서술했듯이 인류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서식지와 자연을 망가뜨려가다 보면 지구라고 불리는 우리가 기생하고 있는 생명체도 암에 걸려서 죽어가는 병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운명을 맞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크리부족의 지혜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환경을 사용할지언정 다른 종들에게도 자신들의 환경이 필요함을, 그리고 다른 종과의 화합을 위해서는 서로의 필요의 중간에서 만날 필요가 있음을 Tawayik이라는 한 단어를 통해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보존생태학” 교과서들은 종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류의 행동이 드넓은 바다와 남극의 생물들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착취적인 자원이용은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많은 보호구역을 설정할지라도 인류가 발생시킨 많은 오염물질들이 다른 종의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또한 이 칼날은 머지않아 인류의 목을 겨누게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안타까운 사실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지구 생태계의 보존이 단순한 종의 보호에만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라는 생명체는 그 안에 사는 종들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해류의 흐름이나 산불, 화산활동 같은 프로세스(process)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집니다 (생태학에서는 이를 살아있는(biotic) 인자와 살아있지 않은(abiotic) 인자라고 부르며, 생태학은 biotic 인자들과 abiotic 인자들로 이루어진 많은 인자 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특히나 아직도 우리가 많은 프로세스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영향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더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비교적 최근에 발전된 경관생태학이 패턴과 프로세스(pattern & process)에 집중을 해서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진정한 자연보호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시고 자연과 Tawayik에서 만나는 행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이전 07화 나무 신체검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