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놀마드 노을 Feb 22. 2024

사그라다 파밀리아 2박 3일, 방탄 RM이 왔다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주변에 맘에 꼭 드는 아파트 숙소가 나와서 2박 3일을 머물게 됐다.

한식을 마음껏 해 먹을 수 있는 주방이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

가성비 상품이 정말 많은 스페인 대형마트 메르카도나에서 12유로치 장을 봤다.

해외여행을 와서 그 나라의 마트를 구경을 하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

한 나라의 물가와 생활, 문화 등을 정말 즐겁고 편하게 알 수 있으니 아주 필수적이며 실용적인 여행코스이다.

숙소 주변에 대형마트인 마르카도나가 있어서 다람쥐가 나무 오르내리듯 수시로 방문을 했다.

두부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 고추장 된장 다 넣고 끓여버림

마트에서 야무지게 장을 봐서 아시안마트에서 샀던 된장, 고추장으로 찌개를 끓여준다. 고추장찌개와 된장찌개 그 어딘가에 있는 듯한 맛이지만 얼큰한 국물과 쌀을 먹으니 이제야 밥다운 밥을 먹는 것 같다! (라고 하기엔 엄청 잘 먹고 다녔지만 그만큼 한식이 최고란 얘기. 하하.)

질 좋기로 유명한 스페인산 돼지고기로 목살 파티도 했다. 부드럽고 노릇한 목살에 고추장을 찍어서 먹고 뜨끈한 찌개국물 입을 호로록 삼켜주니 와 이게 사람 사는 거지 소리가 바로 나온다.









한식을 든든하게 먹고 호텔에서 200미터 거리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매일 갔다.

3일 내내 봐도 볼 때마다 참 좋았다.(이러고 나중에 가우디투어 때 또 와서 내부도 구경했다. 헤헷.)


성당 뒤쪽에 있는 조용한 벤치에 앉아 캔맥주를 촥 까서 한 모금 마시고, 노랗게 잘 익은 에그타르트도 찹찹 먹어줬다.

성당 앞쪽은 아침이고 저녁이고 평일이고 주말이고 항상 사람이 많은데, 뒤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해서 조용하게 성당구경하기에 너무 좋았다.

나 혼자 심심할까 봐 비둘기들이 놀러 왔다.

스페인비둘기나 한국비둘기나 먹는 건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역시 먹고사는 일이 중한건 숨을 쉬는 모든 생물에겐 다 똑같은 것 같다.

옥수수 과자 몇 개 던져줬더니 일행이 많아져서 조금 주다가 말았다.

(좌) 삼각대 놓고 내가 찍은 사진, (우) 지나가던 한국분이 찍어준 사진


3일 내내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처음엔 소매치기 때문에 사람이 좀 없을 때를 잘 살펴서 혼자 삼각대로 찍었다.

그런데 아시아여자(특히나 한국사람은)는 상대적으로 무해해 보이는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한국분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사진 좀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국인 특성상 나도 사진부심이 있어서, 누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쪼그려 앉아서 다리가 길어 보이는 각도에서 사람과 성당 모두가 멋지게 나오도록 엄청 열심히 찍어줬다.(맘에 드는지도 꼭 물어본다!)



덕분에 나도 남이 찍어준 사진을 몇 장 건졌다. 한국커플, 한국남자분, 일본남자분, 유럽여자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역시 한국분이 찍어준 사진이 제일 맘에 들었다.

(좌) 내 사진 (우) 방탄 RM님이 본인계정에 올리신 사진

내가 23년 2월에 바르셀로나에 다녀오고 나서 바로 다음 달인 3월에 BTS RM님께서 가족여행으로 바르셀로나에 갔다는 기사를 보았다.

남준님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내가 찍었던 사진과 구도가 너무 똑같아서 혼자 괜히 좋아했다.

(하, 진짜 남준씨랑 같이 찍은 거면 얼마나 좋아! 사, 사라ㅇ합ㄴ.... 헤헷.)





유명 연예인이 올만큼 특별한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던 건 정말 즐거운 기억이다.


성당을 보고 감탄하며 돌아서니 성당 주변 공터에서 게임하시는 동네 할아버지들이 계셨다.

산책 가는 길에선 등교하는 학생들을 지나쳤고, 퇴근하고 마트에 들른 사람들 틈에서 이것저것 장을 봤다.


이벤트처럼 떠나온 여행 속에서 자연스레 펼쳐진 일상편안했고 행복했다.

설레면서도 편했고, 긴장이 되면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낯선 여행지에 나의 일상을 더해 나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는 것, 바로 여행이 주는 매력이며 재미이다.



이전 11화 왜 호텔만 바꾸면 자꾸 일이 생기는 걸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