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인심이 박하기로 유명한 유럽에 무료 공중화장실까지 설치를 해놨으니 말 다했다.
카니발의 꽃, 퍼레이드의 시작 :
스페인 사람들의 저세상 텐션!
시체스 카니발퍼레이드는 모든 사람이 서로 장난치고 사진도 찍고 소통하며 냅다 같이 놀아버린다.
퍼레이드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엄청 자유롭게 즐기는 느낌이라 보는 사람들도 그 분위기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심지어 담배 피우면서 다니시는 분들도 있었다.(!)
다양한 콘셉트와 분장, 춤, 쇼, 연기가 어우러져서 보기만 해도 즐겁고 신났다.
밤 9시에 시작한 퍼레이드가 12시가 넘도록 계속 됐는데도 모두 지친 기색 없이 끝까지 신나 있다.
이게 스페인의 열정이구나.
과거 대항해시대를 열어젖힌 힘이 이렇게 전해 내려오는 건가 싶어 진다.
K유교걸의 컬처쇼크
자정이 넘으니 피로가 몰려와서 슬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퍼레이드 하던 남자분이 내 옆에 있던 남자분에게 와서 확 껴안고 찐한 키스를 해버린다!(허걱)
시체스가 게이들이 많이 사는 도시인건 알았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확인하는 건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개방적인 애정표현에 컬처쇼크를 느껴버렸다.
그러나 나는 K유교걸의 정체를 숨기고 태연한 척을 했더란다.(릴랙스!)
새벽 1시가 다되어 숙소로 돌아와서 머리카락 사이에 있는 종이꽃가루를 떼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에도 퍼레이드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서 늦잠을 자며 종일 푹 쉬었다.
30대가 되고 나서는 하루 과하게 놀면 다음날 하루는 종일 쉬어야 한다.
와, 일하는 것도 힘들지만 노는 것도 쉽지가 않다!
하루 잘 놀았더니 즐겁게 놀기 위해서라도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건설적인 깨달음을 얻었다.
재밌게 놀기의 순기능을 경험하며 하얗게 불태웠던 시체스 카니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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