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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놀마드 노을 Mar 21. 2024

내 기준 스페인에서 가장 맛없는 식당

바르셀로나 근교도시 시체스의 한 리조트에서 며칠간 머물렀다.

전날에 시체스 축제인 카니발 퍼레이드를 새벽까지 보고 다음날은 종일 방에서 쉬었다.

나가기 귀찮기도 하고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가보고 싶어서 늦잠 자고 일어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시체스가 해안도시여서 이런 리조트들이 엄청 많다.

나는 수영장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음 근데 한참 점심시간인데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이때는 몰랐다.

손님이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두둥)

투숙객이 많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음식을 주문했다.


점심은 애피타이저 메인요리 디저트가 세트로 나오는 메뉴델리아였고 대략 23유로 정도였다.

애피타이저는 토마토 루꼴라 샐러드, 메인은 물고기요리, 디저트는 레드벨벳치즈케이크를 골랐다.

음료는 별도여서 샹그리아를 시켰다.



샹그리아와 식전 빵

샹그리아는 맛이 괜찮았다. (시작은 좋았다...)

그리고 만화에서 던 비주얼을 지닌 식전빵이 나왔다.

만화에 나온 걸 보고 엄청 먹어보고 싶었는데 막상 먹으니 바게트처럼 겉이 진짜 딱딱하다.

빵을 먹는데 치아 걱정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 혼자 벽돌빵이라고 이름을 지었다.(잘하면 못도 박을 수 있을 것 같다.)




애피타이저 : 토마토 루꼴라 샐러드

조금 기다리니 등장한 토마토 루꼴라 샐러드.

나 혼자 식당을 대관한 듯한 기분을 즐기며 푸짐하게 나온 샐러드를 기분 좋게 한입 먹었다.

아 그런데... 정말 짜다!

푸짐하게 주는 건 좋은데 소금인심이 너무 후해서 괴로울 지경이다.

소금에 절여진 루꼴라는 아예 한쪽으로 치워놨고 토마토도 먹다가 포기했다.

올리브오일을 뿌려서 치즈랑 먹으니 짠맛은 살짝 중화 됐지만 그 대신 엄청 느끼해졌다.

간이 이렇게 중요한 거였다.




메인 : 물고기요리

메인요리로 등장한 물고기!

어떤 물고기였는지 잘 생각이 안 나는데 아마 대구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발 메인은 맛있길 바라며 한입 먹었다.



'.....'



정말 여긴 소금통을 뺐어야 한다.

생선에 뿌린 소스가 너무 짜서 한입 먹고 안 되겠다 싶었다.

다행히 완두콩이 간이 되어있지 않아 같이 먹었는데 이건 또 너무 느끼하다.


모든 음식의 간이 너무 세서 식전에 나온 벽돌빵에 올리브오일 찍어먹는 게 가장 맛있었다.

서빙해 주시는 스페인직원분이 엄청 친절하게 맛있냐고 물어보시는데 맛있다고 거짓말을 해버렸다.(양심 무엇!)

수영장 보이는 식당을 전세 낸 걸로 위안 삼으며 대충 먹었다.




디저트 : 레드벨벳치즈케이크

마지막으로 나온 레드벨벳치즈케이크.

설마 이건 맛있겠지 하고 먹어봤다.

음, 맛평을 하자면 '딱 공장케이크'

크기는 컸는데 공장에서 찍어낸 건조하고 퍽퍽한 케이크였다.



여긴 양은 아낌없이 듬뿍 주는데 전반적으로 너무 짜고 느끼했다.

동양인이며 그중에 한국인인 내 입맛에 유독 더 안 맞는 걸 수도 있다.

아 오늘 점심 망했네 싶었지만 리조트 식당의 음식맛이 궁금했기 때문에 궁금증은 해소했다.

(앞..으로 안 오면 되지 뭐. 하하.)









느끼한 속을 달래기 위해 저녁은 한식!

아 그냥 김치에 밥이 최고다.

소금과 기름에 절여진 느끼한 속이 좀 풀린다.

역시 행복은 별게 아니었다.


이미 느끼해져 있는 속을 맛없는 음식으로 확 뒤집어놓으니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더 진해졌다. 

슬슬 한국에 가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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