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âtisserie

파티세리

by 도아

프랑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먹어보고 싶은 게 있었다. 바로, 수많은 디저트들. 에끌레어, 밀푀유, 마카롱, 몽블랑 등..


로댕 미술관에서 나와, 트로카데로 광장(에펠탑과 사이요 궁전 사이에 자리한 광장)으로 향했다. 트로카데로 광장 앞에 유명한 디저트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꼭 파티세리를 먹어보고 싶었다.

로댕 미술관에서 트로카데로 광장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해서 버스를 타러 갔다. 파리에서 버스를 처음 타보는 거라 괜히 긴장이 됐다. 프랑스는 버스를 탈 때 버스 기사님께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라고 했다. 그래서 버스를 탈 때 ‘봉쥬~(Bonjour)’라고 말하니 기사님도 ‘봉쥬~’라고 해주셨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 안에 안내방송이 울렸다. 당연히 불어였고 그 안내를 들은 몇몇의 사람들은 분주하게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나로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구글로 정류장을 확인해 보는데 안내방송이 흐른 뒤, 5개 정도의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셨다. 굉장히 당황스러웠고 다음 정류장에서라도 내려야 하나 싶은 순간에 내리지 않고 그대로 있기로 했다. 멀리까지 가버리면 택시 타면 그만이고, 어디로 가든 돌아올 길은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있는데 다행히(?) 내가 내려야 할 정류장에서 버스가 멈췄고, 문이 열리더니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했지만 나도 급하게 후딱 내렸다.(아직까지 어떤 안내방송이었는지 모름)


유명한 카페답게 입구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웨이터 분이 안내를 해주셨다. 밖은 아니지만 테라스 같은 좋은 자리를 주셔서 분위기 있게 디저트를 즐길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제일 먼저 먹어보고 싶었던 밀푀유와 에끌레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러고 나서 카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초여름의 프랑스 카페, 그리고 매력적인 프랑스어가 카페의 분위기를 결정지었다. 테이블은 대부분 만석이었고, 앉아있는 사람들 앞에 놓인 에스프레소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 모두 이방인인 나의 시선에선 너무나도 낭만적이었다.

그렇게 카페의 분위기에 나도 맞춰질 때쯤 디저트와 커피가 나왔다. 웨이터분에게 ‘멕시(Merci)’ 인사를 건네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옆 테이블에 앉으신 신사분과 숙녀분들이 ‘보나베띠’(Bonappetit :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주셨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나도 바로 ‘멕시(Merci)’라고 말하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사진을 후딱 찍고 밀푀유부터 먹는데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빵은 한국이랑 비슷했지만 디저트는 단언컨대 프랑스가 최고라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입이 달아질 때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이게 뭐지?’ 싶은 맛이 났다. 한국의 아아 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맛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맛이 뭐랄까.. 정말 맛없는 원두로 커피를 내린 다음, 물을 많이 부운 맛이랄까? 커피의 맛이 정말 별로였지만 맛있는 디저트 덕에 맛없는 커피 따윈 잊어버렸다.


트로카데로 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에펠탑을 보기 위해 모이는 장소중 한 곳이다. 카페에서 나와, 바로 앞에 있는 트로카데로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으로 들어서자마자 에펠탑이 정말 한눈에 모두 들어왔다. 에펠탑은 생각보다 굉장히 컸고, 예쁘다는 생각보단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와중에 사진을 찍고 싶었기에 앞에 있는 외국 언니들에게 사진을 부탁하며 트로카데로 광장에서의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마르스 광장까지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기에 에펠탑을 바라보며 마르스 광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마르스 광장은 에펠탑 바로 앞에 있는 넓은 공원이다. 돗자리, 바게트, 와인과 함께 피크닉 하러 많이 가는 곳) 마르스 광장에서 본 에펠탑은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바라본 에펠탑과는 사뭇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주었다. 에펠탑의 철제가 바로 코앞에 있었기에 건물이 웅장하다는 것이 이런 걸까?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영화 라따뚜이 ost인 ‘Le festin’이라는 곡을 에펠탑을 바라보며 들었다.


La fête va enfin commencer
축제가 드디어 시작될 거예요
Sortez les bouteilles, fini les ennuis
술병을 꺼내요, 걱정거리는 다 끝났어요
Je dresse la table de ma nouvelle vie
내 새 삶의 상을 차릴 거예요
Je suis heureux à l’idée de ce nouveau destin
이 새로운 운명을 생각하면 난 행복해져요
Une vie à me cacher et puis libre enfin
숨어 살던 날들을 지나 마침내 난 자유예요
Le festin est sur mon chemin
잔칫상이 내 앞길에 펼쳐져 있어요
Une vie à me cacher et puis libre enfin
숨어 살던 날들을 지나 마침내 난 자유예요
Le festin est sur mon chemin
잔칫상이 내 앞길에 펼쳐져 있어요

그때 이 노래를 들으며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이제야 알 것 같다. 해방감이라는 것을.

나는 무엇에 해방을 하고 싶었을까?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었을까, 확실성에 대한 답답함이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이 노래의 가사처럼 그때 나는 자유로웠고, 카페에서 즐긴 파티세리 덕에 그날 하루는 정말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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