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mpidou Centre and Wine

퐁피두센터 그리고 프랑스 와인

by 도아

퐁피두센터는 현대미술관이며,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미술관이다. 퐁피두센터는 내부에 있어야 하는 배수관, 가스관, 통풍구가 건물 외벽으로 드러나 있어 독특한 외관을 지닌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현대미술은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정말 무지했다. 하지만 퐁피두센터에서 나는 현대미술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다녀온 미술관.. 그러니깐 런던의 내셔널 미술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모두 유명한 화가의 그림들이었고, 그 그림들의 스토리를 알고 있었다. 스토리를 아는 화가와 그림이었기에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퐁피두센터는 화가와 스토리를 전혀 모르기에 매력이 있었다. 미술작품을 보며 혼자 상상을 해보고, 그 작품의 해석이 궁금하면 작품 옆에 있는 설명글을 읽어가며 나의 상상과 비교해 보는 것. 그게 현대미술의 매력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는 한 작품씩 천천히 감상하며 현대미술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갔다.


퐁피두센터에 갔다가 여행 전에 미리 찾아둔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시간 때에 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테라스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1명이라고 했더니 다행히 바로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나는 어니언 수프와 오리가슴살 스테이크, 그리고 와인 한 잔을 추천받았다.

유럽여행을 가면 맥주든 와인이든 주류 한 잔을 음식과 함께 꼭 곁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와인 한 잔은 꼭 곁들였고,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루에 맥주 한 잔은 꼭 마시러 갔다.

처음으로 프랑스 식당에서 밥을 먹은 그날, 나는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먼저 어니언 수프와 함께 추천받은 와인이 먼저 나왔다. 프랑스 식당에 가면 꼭 나오는 바게트와 함께 먹었는데 기대만큼이나 너무 맛있었다. 다음으로 나온 오리가슴살 스테이크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다. 질기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았으며 스테이크 위에 올라간 특유의 소스가 스테이크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스테이크 한입을 먹고 와인 한 모금을 마시니 왜 와인 한 잔을 곁들여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음식과의 페어링이구나를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이날 이후, 프랑스에서는 음식에 와인 한 잔은 꼭 곁들였고, 한국 와서도 양식을 먹을 때면 와인이 제일 먼저 떠올려지는 사람이 되었다.

와인 한 잔만 마셨는데도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다. 그 덕에 아름다웠던 파리는 더 아름답게 보였다.(그냥 술 취한 사람임) 나는 왠지 모르게 이날이 유독 기억에 많이 남는다.


며칠 뒤에 한인민박에서 같은 방을 썼던 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숙소 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리조또 맛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현지 맛집인지 자리가 만석이라 바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우리는 와인 2잔과 스테이크, 먹물 리조또, 에스까르고(달팽이를 재료로 한 프랑스 요리)를 주문했다. 같은 방을 썼던 그분과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그분이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녀온 미술관과 미술작품들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분이 물어보셨다. “효정님은 지금까지 다녀온 미술관 중에 어떤 미술관이 가장 좋았어요?” 그 질문에 나는 “퐁피두 센터요! 저 원래는 현대미술에 대해 전혀 몰랐고, 이해가 안 됐는데 퐁피두센터에서 혼자 상상하면서 미술작품을 보니깐 너무 재밌더라고요. 현대미술 매력에 푹 빠졌어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저도 그 이유로 현대미술을 가장 좋아해요.”라고 말씀을 하셨고, 나는 괜히 기뻤다. 미술 관련 일을 하시는 분과 같은 이유로 같은 미술을 좋아한다는 것에 내가 미술을 잘 즐기고 있구나 싶어서 뭔가 모르게 뿌듯했다. 그런 대화를 하고 있던 중 앞에 있는 웨이터분이 “ladies~ Everything good?” 음식은 어떠냐고 여쭤보셨다. 그래서 “good!”이라고 말씀드리며 나는 에스까르고를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웨이터분이 웃으시며 “고마워. 네가 처음 먹어봤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거야~”라고 말씀을 해 주셨다. 괜히 뭉클하고 감사해서 “Thank you”라고 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행을 하며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곳을 가보고, 낯선 사람들을 만나보며 다양한 걸 먹어보는 것은 참 중요하겠구나’ 직접 경험을 하고 있던 중이라 그 생각이 더 와닿았다. 그리고 그 순간에 느낀 따스함은 앞으로 나의 모험에 대한 용기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


모험이라는 것.. 누군가는 무모한 도전일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는 모험이야말로 진정한 모험이기에 나는 앞으로 내가 하게 될 모험들을 기꺼이 즐기기로 한다.

무모한 도전일지라도 나에게 필연이었을 모험이었다는 걸 스스로에게 알려줄 수 있는 내가 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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