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verny and Versailles

지베르니와 베르사유 궁전

by 도아

지베르니는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가 말년에 살았던 마을이다. 모네는 이곳에서 살며 정원을 가꾸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수련>이 있다.


투어 측에서 모네의 집 앞에 있는 식당을 미리 예약을 해주셔서 지베르니에 도착하자마자 식당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했다.

투어를 같이 하게 된 분들 중 혼자 오신 분이 나 말고도 한 분이 더 계셨다. 가이드님이 혼자 온 사람이 두 명이라 같이 식사를 하면 된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나누다 나와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말을 놓기로 했다. 지베르니로 가는 차 안에서 가이드님이 식당 음식을 설명하고 추천을 해주셨는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려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친구가 잘 들어준 덕분에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게 수월했다. 우리는 스테이크와 염소치즈 샐러드, 화이트와인과 타르트타탱(프랑스 전통 사과파이)을 디저트로 주문을 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말 멋있는 친구였다. 같은 나이지만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그 친구가 신기하기도, 멋지기도 했다. 대화를 하다 친해지고 싶어서 헛소리를 마구 한 거 같아 살짝 민망했다.

제일 먼저 와인과 바게트가 나왔다. 와인은 술맛이 굉장히 많이 났지만 달지도 않고 산미도 있어서 취향에 잘 맞았다. 그리고 염소치즈 샐러드와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스테이크는 무난했고, 염소치즈 샐러드는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디저트로 나온 프랑스 전통 사과파이인 타르트타탱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나는 맛이었다. 처음 먹었을 땐 무난하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날에 바로 생각이 났다.


모네의 집은 4-10월에 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했다. 6월에 방문을 한 나는, 모네의 집의 아름다운 풍경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가득했고, 6월의 푸릇푸릇한 나무와 풀들이 모네의 정원을 더 빛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모네는 어떻게 이런 감각을 가지고 있을까 싶은 생각과 함께 신의 눈을 가진 자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정원과 못지않게 모네의 집 또한 모네의 취향과 감각으로 이런 집에 살면 사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도가 하늘을 찌를 거 같다는 생각을 감히 해보았다. 모네의 집은 박물관 느낌으로 모네의 실제 작품들도 걸려있었다.

모네에 대해서는 유명 작품 몇 점만 아는 정도였는데 지베르니에 다녀와선 모네라는 화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예술과 자연을 좋아하는 나로선 모네와 모네의 집이 그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내가 예약한 투어의 장점은 가이드님이 베르사유 궁전 안에서 직접 해설을 해주실 수 있다는 점이었다. 베르사유 궁전 안에서는 아무나 해설할 수 없고, 몇 가지 조건과 자격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차장에서부터 베르사유궁전이 보였는데 건물이 굉장히 화려하고 웅장했다. 외관 자체만으로도 위엄이 있어 보여 들어가기 전에 살짝의 긴장감을 느꼈다.

본격적으로 궁전 안에 들어가기 전, 가이드님이 자유시간을 주셔서 커피 한 잔을 하고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베르사유 궁전 안도 화려함 그 자체였다. 가이드님께서 베르사유 궁전 안에 있는 다양한 그림들과 천장화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화음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보니 왕실 예배당이 있었고,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리허설 준비를 하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가이드님께서는 이런 장면을 보는 게 쉬운 기회가 아닌데 운이 좋은 거라고 하셔서 괜히 뿌듯했다. 왕실 예배당의 천장은 돔형으로 되어있어서 화음 소리가 크고 맑게 아름다운 소리로 울려 퍼졌다.


베르사유 궁전 안은 정말 넓었다. 끝이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쯤, 베르사유 궁전의 하이라이트인 거울의 방에 도착을 했다. 들어서자마자 여기가 거울의 방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양옆으로 나열된 거울들 덕에 안 그래도 화려한 거울의 방이 더 화려하게 느껴졌다. 그다음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방에 도착을 했다. 그곳은 왕비의 공식 침실이자 마리 앙투아네트가 공개적으로 아이를 출산을 한 곳이기도 하다. 잠을 잘 때도, 출산을 할 때도 모두 공개적으로 비추어져야 했던 왕비의 삶이 답답했을 거 같았고, 화려하고 웅장하지만 이 궁전에서 사는 사람들은 왠지 외로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르사유 궁전에 가면 정원은 꼭 들러야 한다. 나는 시간도 촉박했을뿐더러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게 더 좋을 거 같아 정원은 궁전 안에서만 구경을 했다. 역시나 잘 가꾸어져 있었고, 정말 넓었다. 피크닉을 이유로 베르사유 궁전에 다시 한번 가야 할 이유가 생겨서 참 좋다.


투어를 다녀온 다음 날, 오랑주리 미술관에 다녀왔다.(오랑주리 미술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 그림을 중심으로 인상파와 후기 인상주의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모네의 집을 다녀온 후에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그림을 감상하고 싶었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모네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는 모네의 <수련> 작품들은 길게 뻗어진 특이한 형태로 전시되어 있었다. 같은 작품을 보고 있는 거지만 조금씩 옆으로 이동을 해서 보면 방금 본 느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모네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술관에서 마련해 준 그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모네의 작품은 물론, 그림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느끼게 해 주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왠지 그림 속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아 괜스레 행복했다.

나는 프랑스 단어 중 유난히 ‘오랑주리’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오렌지 나무를 기르는 온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오랑주리’라는 말이 왠지 귀엽기도 하고, 초등학생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인 ‘꿈빛파티시엘’ 에피소드 중에 오랑주리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왠지 마음이 가는 단어였다. 그래서 오랑주리 미술관을 가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했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로 이루어진 미술관이라..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꿈빛파티시엘 에피소드 중 ‘오렌지 나무 아래서‘


딸기(주인공)와 가온이는 파리에 있는 파티스리(제과점)에 실습을 하러 갔다.

딸기는 어쩌다 파티스리 가게의 주인인 프랑아저씨가 오렌지 나무를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프랑아저씨는 오렌지 나무에 열려있던 오렌지를 딸기에게 선물로 주었다.

딸기는 프랑아저씨의 슬픈 표정을 기억하고 가온이와 함께 오렌지 타르트(타르트 오 오랑쥬)를 만들어 드리기로 한다.

프랑아저씨는 타르트를 한 입 드시고선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오렌지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 아저씨는 원래 아내분과 가게를 운영하셨다. 프랑아저씨의 아내는 오렌지로는 뭐든 다 잘 만드셨다. 하지만 아내가 세상을 떠나시고 프랑아저씨의 가게에는 더 이상 오렌지로 만든 제과는 나오지 않게 되었다.

딸기와 가온이가 만든 오렌지 타르트에서 아내가 만든 오렌지 타르트와 똑같은 맛이 났기에 프랑아저씨는 눈물을 흐리셨고, 다시금 그 맛을 느끼게 해준 딸기와 가온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용이 많이 생략되었지만 슬프면서도 따뜻한 이 에피소드를 오랑주리 미술관에 대한 글을 쓰며 괜히 소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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