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guette and picnic

바게트와 피크닉

by 도아

숙소 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피크닉 장소가 있었다. 아침에 바게트와 크루아상, 커피를 사서 그곳으로 피크닉을 하러 갔다. 사장님께서 예쁜 돗자리도 빌려주셔서 피크닉의 기본을 모두 갖출 수 있었다.


앵발리드 앞에 공원이라고는 할 수 없는 작은 잔디밭이 있었다. 잔디밭에는 분수가 틀어져있었다. 나는 그곳에 돗자리를 펴고 잠깐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아침 9시라 잔디밭에는 나밖에 없었지만 지저귀는 새들 소리와 조깅하는 사람들로 파리의 아침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파리의 아침에 정신이 팔릴 때쯤 배가 고파졌다. 불랑주리(빵집)에서 사 온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크림빵보단 담백한 빵을 좋아하는 나로선 프랑스 오리지널 바게트가 더욱이 맛있게 느껴졌다. 설탕과 버터가 들어가 있지 않은 이 담백한 맛.. 파리의 아침 같은 맛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그 순간을 느끼고 즐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더군다나 날씨 또한 너무 좋았다. 덥지도 않고 딱 적절한 온도에 아침의 햇살이 나를 비추고 있는 그 순간이 부디 천천히 흘렀으면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앞에는 앵발리드가, 옆에는 분수가, 그 뒤론 조깅하는 사람들과 목줄 없이 행복하게 뛰어놀고 있는 강아지들, 빵을 먹고 있는 나를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는 작은 새들. 모든 것이 안정적이었고 평온했다.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우울한 것도 아니었는데 피크닉을 하고 있는 그 순간에 나는 위로받고 있음을 느꼈다. 그저 묵묵히 견디고 지나온 날들, 위로를 받았어야 했던 것들에 대한 위로였을까? 나를, 잔디밭을, 뛰어노는 강아지를, 조깅하는 사람들을 비추는 그 따뜻한 햇살처럼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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