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
런던, 처음으로 혼자 여행한 여행지다. 낯선 땅에 혼자 갈 생각에, 그 누구의 방해도 없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생각에 설레었지만 한편으론 떨리던 그날, 모든 것이 순탄했다. 공항 체크인부터 e심 장착, 비행기 탑승, 경유지에서 경유 그리고 런던 히드로 공항 도착까지. 공항에서 숙소까진 기차를 타고 패딩턴 역에 내려서 지하철(영국에선 튜브라고 부른다)을 타고 가야 했다.
나는 영어를 못한다. 한국의 입시 영어로만 단련된 나는 회화라곤 중학생 때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한 게 다였다. 그런 나의 런던에서의 첫 영어 대화가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패딩턴 역에서 타야 할 노선이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아 당황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물어봐야 할 거 같아 친절하게 알려줄 거 같은 사람을 탐색했다. 그러다 휴대폰을 하고 있는 여성분이 보여 곧장 달려가 구글 지도를 보여주며 여쭤봤다. “Where should i go?” 조금 어색한 문장이었을까 관광객인 걸 알고 너무 친절하게(영어는 거의 안 쓰시고 몸짓으로) 알려주셨다. 난 “Thank you”라고 말하며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무사히 숙소에 도착한 후, 피곤한 나머지 잠깐 잠에 들었다가 산책을 나갔다. 솔직히 무서워서 나가기가 두려웠다. 하지만 나가지 않기엔 오후 2시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갈 준비를 하고 구글 지도에 ‘빅벤’을 검색한 후 길을 나섰다. 5분 정도 걸었을까 사진으로만 보던 빅벤과 런던아이가 내 눈앞에 있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갔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너무 행복했다는 거다.
예전에 나는 일상에 두려움을 가끔씩 느끼곤 했다.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너무 작은 세상이면 어쩌지 하는, 그리고 스스로가 그 작은 세상을 세상의 전부라고 느낄까 봐 두려웠다. 그런 내가 이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넓은 세상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었다. 나만의 그릇을 조금씩 키우고 채워가는 것. 그릇을 채우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릇을 채워 다시 일상으로 가져오는 것까지. 새로움과 해방감을 느끼며 눈과 마음에 색다름을 채워 다니고 싶었던 나의 바람을 기억하며, 오직 나에게 집중하는 그 순간과 그 시간을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하며 나는 여행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