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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우 이은주 Feb 26. 2024

오늘은 무슨 차를 마실까?

커피가 아닌 어떤 것을 마시고 싶다면?

한때 저는 엄청난 커피광이었습니다.

출근을 하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탕비실에서 머그컵 가득 커피를 타고 책상에 앉아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그 한 잔을 마셔야 정신에 전원이 들어오고 그제야 컴퓨터 전원을 켜고 그날 할 서류를 데스크 위에 펼쳤습니다.  점심을 먹기 전에  오전에 한  잔 더 마시고 동료들과 식사를 마치면 으레 껏 또 커피 한 잔이 당연한 순서처럼 손에 들려 있었는데 어느 날 심한 두통으로 병원에 가니 고지혈 300이 넘는다며 당시만 해도 마라토너로 매일밤 10킬로씩 달리기를 하던 저에게 의사 선생님은 운동을 하라는 겁니다.


"선생님 저 밤마다 10킬로씩 달리는 마라토너예요" 하는 말에 의사는 절대 그럴 리 없다며 내일 다시 외래병동으로 와서 검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다음날 외래 병동으로 가서 검사를  받지 않은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도 4잔 이상을 믹스커피 두 봉지씩 넣어 마시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에는 카페인에 중독된 몸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카페인 금단현상으로 달달한 과자를 찾았고 머리가 아프고 몸이 기운은 빠지고 잠은 미친 듯이 왔습니다.


한 달이 지나면서 천천히 대용차에 익숙해져 갔고 커피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산야를 누비며 산야초 공부를 했고 약초를 찾아다니며 채취를 하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하면서 어느새 약초박사가 되어 갔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연락이 왔고 자연에서 채취하고 돈 들여 사지 않은 것이니 무료로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차를 만들고 알아 가면서 점점 높게만 여겨졌던 전통차는 다가 서기 힘든 거대한 성처럼 여겨졌습니다. 한국차 다례원 입문은 저에게는 먼 먼 부자들의 이야기만 같았으니 말입니다.


한복. 다기, 그리고 학교 다닐 때도 공부 안 했는데 역사와 동다송이라는 한문으로 가득한 책

역시 차는 내가 배울 것이 아니라고 한 발 물러 섰다가 그럼에도 미련이 남아 다시 차와 손을 잡았습니다.


2016년 저는 한국약선차꽃차연합회를 만들어  한창 유행하던 꽃차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었고 2019년부터는 차생활지도사라는 수업과정을 만들어 중국차 한국차 일본차를 쉽게 가르치는 협회장이 되었습니다. 2024년 현재 다다티하우스라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누구나가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전통차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던 차의 이야기를 이제 천천히 풀어 볼까 합니다.



2024년 봄이 오는 2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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