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의 등대
가을 감성 충만한 기념으로~
대학 시절 쓸데없이 진지하게만 살었던 나에게
동아리 후배가 말했다.
"오빠는 시를 쓰면 어울릴 것 같아"
겉멋(까오)로 포장한 내 속살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시니컬을 알아본 후배가 고마웠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쏟아지는 감정을 주어담는 그릇은 시가 제격이었다.
특히 비문이 많은 내 글을 극복하려고 '노오력'을 하지 않고, '마아음'만이 중요하다며 기본을 무시하던 나의 객기였었다. 과거는 못난 과거로 널어두고 부끄러움을 즐겨 보련다. 쓰다보면 나아가겠지!
술 처먹고 남긴 메모를 포스팅한다. 당시 쏟아진 감정의 일부라도 건졌나 모르겠다.
회사일을 이유로 맨~날~ 술 쳐! 마시던 2010년 어느 겨울 메모이다.
[가로등-등대]
취한 바다
흐린 눈을 밝히고
취객의 구두 소리에 놀라는
길고양이 눈빛을 살핀다.
파도에 넘어지지 말아요.
도로에 떠다니는 배
지나가는 불빛 파도
추스리지 못한 마음 울렁일 때,
잠시 나에게 기대요.
회사 회식으로 만취하여 집에 가는 길~
감정 충만하면 택시 안에서 시도 쓰는 직장인이었다. 한때는~
지금은 완벽한 골프스윙을 슬로모션으로 반복적으로 보는 집착인이 되었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