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바위

중년백수 일기

by 일로

오늘은 아내와 영종도 선녀바위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어제저녁 "1호가 될 순 없어" 예능프로를 보다 회 먹는 장면을 보고 물회가 생각나 영종도에 갔다.

원래 영종섬식당을 찾아 가려다, 시간이 이른것 같아 멀리 마시안해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그 동네 공항마을이란 식당을 차로 지나가는데, 아내가 그곳이 현지인 맛집 같다며 가보자고 했다.

그럼 계획이 틀어진다며 딴지를 걸다, 아내의 판단을 믿어 보기로 했다.


식당 외관과 주차장 차들, 들어가는 사람들 모습이 뭔가 자신 있어 보인다며 확실하다고 했다.

차에서 내릴 때까지 실랑이를 했는데, 역시 아내의 촉은 정확했다. 간장게장과 생선구이를 먹는데, 밑반찬과

돌솥밥, 된장찌개까지 최고였다. 흡족한 식사를 마치고 머쓱하게 아내의 눈썰미를 인정해야 했다.

워낙 눈이 빨라 함께 쇼핑을 해도 부담이 없다. 한 바퀴 돌면 순식간에 다 스켄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먹는 바람에 멋진 미음카페란 곳도 가고 선녀바위도 볼 수 있었다.


식당을 나와 소화 시키자며 갔던 선녀바위 해수욕장이 신선한 경험이었다. 선녀바위와 그 넘어 기암들은

기대하지 못한 풍광이었다. 처음엔 해수욕장 구석 끝에 서 있는 큰 바위를 보면서 저게 선녀바위냐며 웃으며

다가갔다. 막상 앞에 가까이 가보니 신기했고, 그 바위들을 넘어가니 또 다른 전경이 펼쳐져 있었다.

시큰둥 따라오던 아내도 좋았는지 모처럼 사진도 찍었다. 모래사장 조개껍데기들이 메밀꽃처럼 하얗게

덮여 있어 더욱 운치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어쩌다 얻어걸리는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평범한 바위를 선녀바위라 불러 주었기에, 그 해안이 더 의미 있고 영험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인생도 그럴 것이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한 하루가 될 수

있다. 아내를 눈치 빠른 선녀라고 믿고 불러주면, 아이들은 천사가 되고 우리 집은 천국이 될지도 모른다.

그 바위가 진짜 선녀를 닮은 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렇게 불러만 줘도 점점 그렇게 보이고, 신비하게 행복해진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