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이리스 물고기 이야기 9화
9화 흙탕물을 거스르는 은빛 지느러미와 소망의 소식
포세이돈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말림갓> 웅덩이는 이제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 유일하게 보석처럼 빛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포세이돈은 다시 바다의 왕좌로 돌아가시며, 웅덩이에 남은 물고기들에게 마지막 약속과 사명을 남기셨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아, 언젠가 바닷물을 싫어하는 다른 물고기들이 원하는 대로 이 땅의 모든 흙탕물을 말려버릴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단 한 마디 말이라도 맑은 바닷물을 원한다는 친구가 있다면, 나는 결코 그를 외면하지 않고 나의 바다로 데려가겠다. 그때까지 너희가 나의 입술이 되어 이 소식을 전해주겠느냐?"
이 말을 들은 <말림갓>의 물고기들은 더 이상 자신들만의 평화에 안주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포세이돈이 흘린 피로 씻겨진 다양한 빛깔의 지느러미를 힘차게 흔들며, 다시금 지독하고 어두운 흙탕물 속으로 헤엄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흙탕물 속의 물고기들은 여전히 날카로운 모래를 씹으며 그것이 보석인 줄 착각하고 있었거든요. <말림갓>의 물고기들이 다가가 "그건 너희를 아프게 하는 모래일 뿐이야! 포세이돈 님이 만드신 맑은 웅덩이로 가자!" 라고 외치면, 어떤 물고기들은 비웃으며 꼬리로 진흙을 뿌려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어떤 때는 단순히 포세이돈의 사랑을 전한다는 이유만으로, 흙탕물의 우두머리들에게 미움을 받아 좁은 바위틈에 갇히거나 공격을 당해 죽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그들에게 고통밖에 주지 않는 흙탕물 속을 헤치고 다니느라 <말림갓> 물고기들의 예쁜 비늘도 다시 헐고 상처가 났지요.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흙탕물 속에서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포세이돈 님이 우리를 위해 흘리신 그 붉은 피를 기억해!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저 친구들을 포기할 수 없어!"
그들은 상처 입은 지느러미를 이끌고 더 깊은 흙탕물 구덩이로, 더 먼 곳의 개울로 찾아갔습니다. 어떤 물고기들은 그들의 진심 어린 눈동자와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바다의 향기를 맡고 마음을 돌려 <말림갓>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말림갓>의 물고기들은 흙탕물 속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소망의 등대가 되었습니다. 비록 몸은 고단하고 상처투성이였지만, 한 마리의 친구라도 더 포세이돈의 바다로 이끌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