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소음조차 듣기 좋은 소리로 다가오는 시간
독박육아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와의 출퇴근으로 이어졌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가 짧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아침 일찍 깨워서
이동한 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 어린 자녀의 짐은 은근히 많다.
이른 아침에 회사 갈 준비를 하고
쌔근쌔근 자고 있는 아이를 바로 눕혀 옷을 입힌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깨지 않고 잘 자주어 고마웠다.
나중에 아이가 이야기해 주기를
“ 아빠가 나 옷 입혀줄 때
내가 살짝 엉덩이 들어줘서
아빠가 편하게 한 거야~
고맙지?”
“ 응. 고맙다…”
생각해 보니 실제로 살짝 그런 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잠옷에서 외출복으로 환복을 하고
아이는 들어서 내 왼쪽 어깨에 걸치고(?)
왼손, 오른손에는 어린이집 가방, 기저귀 가방으로 무장한다.
낑낑 거리며 차문을 열고
어제 세팅해 놓은 침대모드(앞 좌석 최대란 뒤로 눕혀서 평탄화하기)에 눕힌다.
안전에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회사와 어린이집으로 이동하는 40분 남짓이
그 소음이 내 귀엔 적절한 하모니가 이루어져 마치 듣기 좋은 음악처럼 다가온다.
하루의 일정을 다시 생각해 보는 여유도 잠시.
집에 와서 아이의 식사와 잠들기 전까지가 모습이 맴돈다.
지옥 외에는 대체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어린이집 도착하면
언제나 우리 딸은 제일 먼저 등원을 하게 된다.
제일 먼저 등원하고 제일 늦게 하원하는 아이
마치 지게차로 물건을 옮기듯
딸아이를 내 손으로 떠서
어린이집 낮잠 자는 이불에 내려놓을 때까지
아이는 거의 깨지 않았다.
너무 착한 우리 딸.
어린이집에 난방이 가동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항상 쌀쌀했었다.
내려놓고 가는 마음이 안 좋다
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발걸음이 가볍다.
조금 전까지 애와 온갖 짐을 가지고
애가 깨지 않게 하기 위하여 온신경을 몰두하여
선선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땀이 흠뻑이다.
땀이 다 마르지도 않은 채
어린이집에 아이를 두고 나오며
미세먼지가 가득한 하늘을 본다.
“ 아 공기 좋다~”
“ 아 상쾌하다~“
허상도 잠시.
지각이다.
남들보다 일찍 움직여도 하루가 바쁜 삶.
그것이 육아이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도착한 회사에서 PC를 켜고
커피 한잔을 사러 간다.
그러다 회사 동료가 반가운 인사를 하고
지나치다 나에게 다시 돌아와 속삭인다.
“뭐를 그렇게 묻히고 다녀?”
하면서 손으로 내 왼쪽 어깨를 가리킨다.
곁눈질로 찾아간 내 왼쪽 어깨엔
그 녀석이 남긴 침이 남아있다.
오늘도 모든 걸 함께 하는 행복한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