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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못 먹어본 아이

그게 무슨 대수겠냐만은,,

우리 딸은 아침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기야,

아침에 그렇게 짐짝 옮겨지듯 집에서 어린이집으로 순간이동을 하는데

아침을 먹을 기회가 없었지..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재운다는 목적으로..(핑계 같네..)


항상 아이에게 미안함 마음이 가득이다.

괜히 나 때문에 고생을 하는 아이..

(아이 때문에 고생하는 나..)


어린이집은 오전 간식 점심 오후간식으로 챙겨주기 때문에

영양적으로 풍족하지도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부모의 마음에서 아침밥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 도시락을 싸서

아침 선생님께 드리고 애가 일어나면 좀 먹여주시면 안 될까 부탁하였고

어린이집의 배려로 허락을 받았다.


와,,

근데,,,

아침에 챙길 것이 하나 더 늘다 보니 힘들어진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렇게 참고 아이만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지내오다가


어느 날 아내의 회사에서 어린이집에 달마다 지원금을 주고 있는 것을 알았다.

우리 아이가 다닌 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으로 나라의 지원 외에 돈이 들어가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아니 이런 돈이 어린이집으로 들어가고 있었어? 흠,,”

“원장님께 말이라도 해봐야겠어.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어?”


“그러지 마. 요즘 어린이집에 잘못보이면 우리만 손해야. 우리 아이를 맡기는 곳 이잖아.”


생각하고 맞다는 행동은 하는 편인 나도 아이와 관련된 일이라 조심스러워진다.

그 당시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뉴스의 보도가 인기(?)였다.

그렇게 수일이 지나고 정기적인 상담(?) 일정이 다가왔다.


어린이집에서는 사실 나처럼 하는 가정이 없기 때문에

나의 상황에 최대한 배려워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아침 제일 일찍 와서 늦게 가는 우리 딸이 미울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들께서는 우리 딸은 어린이집의 딸처럼 생각해 주셨다.

정말 고마운 어린이집..

(그래서 담임선생님 회사 선배들과 소개팅도 몇 번 시켜드렸다.. 지금은 결혼하셔서 행복하게 사시는 거 같다. ^^)


한 번은 주말에 근무를 해야 해서 토요일에 맡긴 적이 있었는데

어린이집에서 주말에 보육을 해주는 제도를 만들었지만 그걸 실제로 한적은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나 때문에 조리사선생님과 보육선생님이 주말에 출근을 하게 된,,,

정말 고마운 어린이집…


다시 상담시간..

워낙에 평소에 소통이 잘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었고,

상담 끝자락에 내가 이야기를 했다.


“아내 회사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나오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 걸 모두 제 딸에게 쓸 필요는 없고, 혹시 저처럼 일찍 오는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제공해 주시면 안 될까요? “


“.”
“..”
“…”


그래서 어린이집에는 아침에 일찍 오는 아이들을 위한 빵/시리얼/과일을 제공받았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곳은 영유아 어린이집이었기 때문에 3~5세 2년을 다녔지만 최고의 어린이집으로 기억한다


참고로 우리 딸은

3~5세 어린이집 1

5~6세 어린이집 2

6~7세 어린이집 3

7~8세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을 다녔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의 연속이었는데 정말 우리 딸 고맙고 사랑스럽다.

고마워


,

,

,


그렇게 나의 아침밥 사랑은 계속되어

현재 뉴질랜드 시골마을에서도 진행 중이다.


아침엔 무조건 밥

점심엔 과일/빵/스낵(도시락)

저녁은 무조건 밥


으로 준비하는데 아침 먹을 때마다 전쟁이다.


“빨리 먹어!!!!!!!”
“혼날래?? 빨리 먹어”
”좋은 말 할 때 빨리 먹어 “


“학교 늦어! 너 한국 갈래??”

(한국 가자는 게 아이에겐 가장 무서운 말이다)

.

.

“헤헤헤”


인내도 잠시…


“그럴 거면 먹지맛!!!!”


아침밥 그까짓 거

그냥 안 먹도 되지 않나..

그럼 나도 편해질 것 같은데..


생각도 잠시

아이와 관련한 것은 웬만한 타협이 되지 않는다.


어릴 적 밥 먹다 말고 놀이터로 튀어나간 나를

집으로 끌고 오기보다는 밥을 가지고 와서 떠먹여 준 어머니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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